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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

얀테의 법 얀테의 법 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용되는 '얀테의 법'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1933년 산데모제라는 노르웨이 작가가 이를 정리하여 소설 속 가상의 덴 마크 마을 얀테의 관습법으로 발표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의 핵심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을 비웃지 마라."고 한다. 나에게 중요한 말이다. 취준생 시절이었다. 취업 스터디에서 하고 있는 일, 발표를 했던 주요 주제와 답변, 스터디원들에게 해줬다는 피드백을 아는 선배에게 말했다. 미주알고주알 신나서 떠드는 나를 보더니 선배가 말했다. 회사란 곳은 어차피 모두다 함께 하는 곳이라 생각되는데, 넌 그것에는 적합하지 않는 사람이라 말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특.. 더보기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 창작과 비평이 준비한 '공부의 시대' 강연 스리즈에 '덜컥' 당첨이 되었으니, 올 한해 운수는 다 한 것이라. 야근이 대수요, 없는 시간도 만들어 직접 유시민을 보고, 듣고,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에 저자 서명도 받았으니, 기쁨을 어찌 다 표현하랴. 해서 그 순간의 감회를 방방곡곡 글로써 퍼 나누고자 가슴 속에 콕콕 남았던 몇 마디 남기고자 하오. 그럼 잘 들어보소. 유시민 작가 가라사대,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는 바야흐로 성삼위일체라. 독서란 무엇인고 하니, 타인의 문자로 표현한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 하였소. 여기에 '공부'란 것이 이 독서에서 얻은 것을 바탕으로 세계와 인간과(잠시 숨쉬고) 자신을 대하는 시선과 태도를 만드는 것이라 하오. 아, 이 신묘한 말.. 더보기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 시간이 벌써 꾀 되었다. 올해 1월 29일, 창작과 비평이 준비한 '공부의 시대' 강연 특집으로 유시민 작가 편에 당첨이 되었다. 유시민 작가의 강연을 직접 듣게 되었다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었다. 특히, 가장 관심이 있고 알고자 하는 부분이 '어떻게 공부를 하는가'였으니 내심 기대도 상당하였다. 유시민 작가는 내 생각 이상으로 중후하고 푸근한 얼굴이었다. 강연을 통하여 그는 독서와 공부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가 생각하다는 세 단어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독서'란 타인의 문자로 표현한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 하였다. '공부'는 독서에서 얻은 것을 바탕으로 세계와 인간과 자신을 대하는 시선과 태도를 만드는 것이라 했다. 남의 돈 따먹는 공부.. 더보기
새롭게 하고 싶은 말, 다하지 못한 말, 더하고 싶은 말을 나누며 새롭게 하고 싶은 말, 다하지 못한 말, 더하고 싶은 말을 나누며 글쓰기 수업이 끝나고 자유롭게 갖게 된 술자리, 한겨레문화센터의 다른 수업은 어떤 것을 들어보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하루 강좌까지 합치면 10개가 넘었다. 막상 신기했던 건, 그 어떤 수업에서도 담당 선생님이 없이 모임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강사님에 의한 모임에서도 수업에 관한 이야기는 크게 없었다. 수강생들끼리 자유롭게 모여 새롭게 하고 싶은 말, 다하지 못한 말, 더하고 싶은 말을 나누며 4시간 가까이를 보냈다. 새롭고 유쾌한 경험이었다. 특히, 이러한 모임을 통해 '틀림'이 아닌 '다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다른 생각, 다른 의견, 다른 경험과 다른 연령에서 전달되는 무언가가 정.. 더보기
직장인의 탄생 지하철 속 직장인의 탄생 이곳은 바로 테르모필레 협곡, 난 영화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디다스'가 된다. 나와 내 옆의 이름모를 몇몇은(이 전쟁 통에 휴대폰만 보고 있다!), 스크린 도어 넘어 2열 종대로 사열해 있는 '페르시아 병사들'에 맞서야 한다. 그렇다. 이 지하철 입구를 사수해야 한다.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라는 말과 함께 난 커다란 방패 대신 내 가방을 가슴 앞에 들어올린다. 지하철 문이 열리기 무섭게 이곳만 노리고 있던 이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온다. 그들 표정 모두가 짜증이 한껏 베인 얼굴이다. 바야흐로 중과부적이요 조족지혈이었다. 그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발 뒤꿈치에 힘을 싣어 보지만 이미 내 몸은 지하철의 반대 문앞에 와 있다. 약 5분전 상황은 이와 정반대였다... 더보기
나의 결핍 나의 결핍 결핍은 이중적인 언어라 하였다. 둘 중 하나를 가져온다. 하나는 포기를 부르거나 또는 새로운 개척을 낳는다. 팔자가 이렇지 싶어 무기력해지면 앉아서 굶어 죽을 것이라 하였고, 주어진 운명이 이럴 리 없다 싶으면 일어나 살 길을 궁리를 한다 하였다. 난 물질적인 결핍과 정신적인 결핍을 항상 갖고 살았다. 20대는 그 남아 물질적인 결핍은 있으되, 정신적인 결핍은 참을 만한 시절로 기억한다. 남들은 절대 살 수 없을 것 같다던 좁디 좁은 방 안에서, 꿈만은 100평짜리 집에 사는 내일을 설계하였다. 가난한 시절을 자꾸 미화하면 안 되는데, 어찌되었건 가난했지만 떳떳하였다. 현재는 물질적인 결핍은 조금은 나아졌지만 정신적인 결핍은 심해지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결핍과 열등감을.. 더보기
키아누리브스 자전적 영화, 존 윅 키아누리브스 자전적 영화, 존 윅 배우를 대표하는 영화는 있을지언정, 내면상황과 현실을 대신하는 배우의 자전적 영화를 꼽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 헐리우드에서는 대스타이면서 동시에 노숙자 생활을 하는 기인, 키아누리브스가 있다. 그의 노숙자 생활에는, 교통사고로서 사별한 애인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소문이 유력시 되었었다. 여동생은 백혈병으로 죽고, 일찍이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교통사고 소식은 견디기 힘들었으리라.(경찰은 자살이 유력하다고 하였다) 이런 그가 오랜 노숙생활을 마치고 만든 영화가 액션 영화 '존 윅'이다. '존 윅'은 사람 이름으로서 누구나가 있었을 '왕년'에 알아주던 킬러였다. 무림 초고수이건, 도박 타짜이건, 일단 왕년을 청산한 이들은 항상 사랑하는 아내와 조용히.. 더보기
파리지옥으로 뛰쳐들기 파리지옥으로 뛰쳐들기 눈을 뜨기 싫다. 분명 자책으로 이 아침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을 슬며시 뜬다. 밤새 켜놓은 형광등이 달아오른 듯, 마치 한낯 오후의 태양처럼 나를 내리 쬔다. 별일 없기를 바라며 휴대폰을 확인한다. 간밤에 알람도 맞춰 놓지 않았다. 하기야 알람이나 맞출 생각이나 했으면 이 사태를 맞이하지도 않았다. 다행이 늦은 시간은 아니다. '5분 더'를 약속하며 자는 것도 아닌, 일어난 것도 아닌 가수면 상태를 청한다. 3분이 지났을 무렵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화면 보호기만 조용히 움직이는 노트북을 황급히 끄고, 널브러진 가방과 양발을 보며 간밤 기억을 되돌린다. 집에 들어 온다. 컴퓨터를 키고 음악을 일단 튼다. 글을 쓰려고 한다. '글' 위치에 인터넷, 독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