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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카렌시아 시인 류시화는 '투우장 한쪽에서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다. 싸우다 지친 소는 자신이 정한 그 장소로 가서 숨을 고르며 힘을 모은다. 기운을 되찾아 계속 싸우기 위해서다' 라고 말했다그는 그곳을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 '카렌시아(Querencia)' 라 불렀다. 방해받지 않고 몸과 마음이 안전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조건, 시간, 공간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한겨레 신문 중에서 더보기
정희진의 어떤 메모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토요판] 정희진의 어떤 메모 류시화 엮음, 열림원, 1998(2002)이 책에는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이라는 작자 미상의 시가 있다. 무리를 무릅쓰고 요약하면 1) 길 가다가 깊은 구멍에 빠졌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또 빠졌다. 역시 내 잘못이 아니었다. 또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3) 또 빠졌다. 미리 알아채긴 했지만 이제 습관이 되었다. 이번엔 내 잘못이다. 4) 길 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지만, 나는 그 둘레를 돌아서 지나갔다. 5)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116~117쪽)시의 주인공은 세번째에는 깨달았다. 부러운 일이다. 다섯번, 여섯번, 열번째에도 맨홀 뚜껑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평생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매번 지각하는 .. 더보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그 대산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