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

책을 읽기 싫은 이 순간에 책을 읽기 싫은 이 순간에 책장의 책들을 보고 놀랐다. 올해 사 놓고 안 읽은 책이 지금까지 7권이나 되었다. 일주일에 최소 1권, 한달에 최소 2권 정도 읽는 식으로 내가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은 아니다. 또한 많은 책을 다독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사 놓은 책을 이렇게까지 쌓아두지는 않았다. . 올해 초, 유시민 작가 특강을 듣고 더이상 책의 개수에 목숨 걸지 않기로 했다. 천천히 즐기는 독서를 하자고 했건만, 지금까지 중간 결과는 책은 장식하는 데 낭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이 없어서일까. 시간은 언제나 없었다. 언제는 시간 있어서 책 본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단, 작년에는 독서토론 수업 때문에 1주일에 책 한 권은 읽었다. 수업 끝나고는 도로묵이 되었지만 말이다. 책 읽을 환경은.. 더보기
단어부터 어려운 브리콜라주 단어부터 어려운 브리콜라주 한 마디로 '다양한 일에 능한자'란 뜻의 브리콜라주란 용어를 오늘 처음 알았다. 프랑스의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라는 사람이 브라질의 원시부족을 연구하고 1962년 발간한 에서 사용한 용어라 한다. 그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해내는 부족사회의 문화담당자인 ‘브리콜뢰르’에 주목했다. 프랑스어인 브리콜뢰르(bricoleur)는 사전적 의미로 ‘여러 가지 일이나 작업에 손을 대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이 가진 기술, 즉 기존의 것을 응용하여 하나로 통합하는 기술을 ‘브리콜라주’라고 한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이것저것 잘 만지작거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브리콜뢰르와 브리콜라주가 주목을 받는 것은, 한정된 시간 내에 생산적인 결과물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 더보기
청춘이 걸려하는 '병'들 청춘이 걸려하는 '병'들 북한군의 남침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 보다는 고3이라는 유머가 있다. 하기사 고3을 건드리면 그 어머니,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와 일가 친척들까지 움직이게 되니 이만한 비전투 예비인력도 없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특전사급의 정예부대가 있으니 중학교2학년이란다. 흔히 '중2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학교 2학년은 질풍노도와 딱 어울리는 말이다. 예측을 할 수 없으니 더욱 알 수 없는 것는 것이 '중2병'의 무서움이라고 한다. 하기사 무라카미 하루키도 '해변의 카프카' 주인공을 15세, 중학교 2학년으로 설정했다. 그 이유는 사회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은, 정의하기 어려운 시기가 15세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우리 사회에 '중2병'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 더보기
역할 바꾸기를 증명하는 20대 국회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역할 바꾸기를 증명하는 20대 국회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헤겔의 변증법은 정(正),반(反),합(合)으로 이루어진다. 원래의 상태를 정이라 한다면, 이 '정' 상태의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반'이 등장한다. 이두 개념이 부딪침으로써 결국은 '합'의 단계로 전개해 나간다는 이론이 변증법인 것이다. 흔히 헤겔의 변증법은 정치 체계를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많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여당이 있으면 그에 반대되는 야당이 있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이 둘의 지위를 바꾸게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합', 역할 바꾸기이다. 이 점이 중요하다. 결국 정치는 영원한 여당도 야당도 없는 권력의 역할 바꾸기 밖에 안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드라마 '쾌도 홍길동'과 봉준호 감독의 '설국 열차' 통해 설명해 보겠다. '.. 더보기
야근 개혁 야근 개혁 2년 전 모셨던 여자 부장님이 조직개편을 통해 내 부서로 다시 오셨다. 부장님은 메일을 통해 각자 개인적으로 원하는 점을 답변 달라고 하셨다. 업무적인 내용이야 적는다 한들 반영되기는 힘들터. 간단히 원론적인 이야기만 적은 다음, 생각하는 2016년 목표를 적어 회신했다. 올해는 월 야근시간을 30~35시간 정도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야근이 참 많다. 특히 회사 중에 내 부서가 가장 많다. 괜히 작년 시행된 우수부서로서 꼽힌 게 아니었다. 야근 시간으로 치자면 최고였다. 야근 수당 담당자가 우리 부서원들 중 최대시간을 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다시 확인한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다. 여기서 가슴에 사뭇치는 비극적인 사실이 있다. 이 부서에서 내 야근시간이 최고로 높은 편이다. 음력 정월대보름 날.. 더보기
주말 계획 주말 계획 직장인으로서 매일매일 월요일처럼 보내다가 겨우 맞이하는 날이 토요일과 일요일라 생각된다. 누구는 무한도전으로 시작하여 1박 2일로 끝다는 날이 주말이라고 했었다. 동료들끼리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일에 치여 금요일이 오면 한 주가 이렇게 빨리 갔냐고 서로 신기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알아둘 것이 있다. 주말은 더 빨리 지나간다는 점을 너무도 간과하는 것 같다. 결론은, 이번 휴일도 그리 뜻있게 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위안을 삼자면, J와 함께 공원가서 베드민턴을 친 것이다.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에 즐거움과 더불어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을 만족스럽게 보냈던 적은 손에 꼽는 것 같다. 주말의 시작인 실질적으로 금요일 저녁부터다. 원래 이 시간에 집안일을 다 끝내야 한다.. 더보기
강원국 작가의 매일 글쓰기 강원국 작가의 매일 글쓰기 나에게 '존함'부터 물었다. 대한민국에서 강원국 작가는 글쓰는 이들에게는 유명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나에게 이름이 아닌 '존함'은 어떻게 되시냐고 묻다니 당황하였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지인으로부터 연락은 받으신 줄 안다고 하였다. 순간 더 공손해졌다. 특강에 대한 비용이 너무 적어 죄송하다고 하였지만, 그런 거 상관 안 한다고 하였다. 통화를 마치고, 설렘으로 차장님께에 보고를 했다. 강원국이 누구냐 했고,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자라 하자 살며시 웃으셨다. 이미 1년 직원 특강 섭외는 보고가 끝났으니 없던 일로 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실제 나와 강원국 작가와의 인연은 닿지 못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다양하지만,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를 좋아하였.. 더보기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지난 일요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가 갑작기 출현하였다. 직감했다. 오늘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간택을 하여 부른 노래라는 것을 말이다. 연애인들이 가면을 쓰고(즉, 계급장 떼고) 노래 실력을 겨루는 '복면가왕'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단연 '우리동네 음악대장'이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의 연승 행진이 초미의 관심사다. 무려 9연승, 18주 동안 일등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백만송이 장미'만 하더라도 조회수 100만건이 넘었다. 물론, 이번에도 중저음을 넘나들며 감성을 뒤흔드는 그의 창법에 모두들 넋이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 자체가 주는 역할 또한 작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어느 별에서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랑을 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