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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지난 일요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가 갑작기 출현하였다. 직감했다. 오늘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간택을 하여 부른 노래라는 것을 말이다. 연애인들이 가면을 쓰고(즉, 계급장 떼고) 노래 실력을 겨루는 '복면가왕'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단연 '우리동네 음악대장'이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의 연승 행진이 초미의 관심사다. 무려 9연승, 18주 동안 일등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백만송이 장미'만 하더라도 조회수 100만건이 넘었다. 물론, 이번에도 중저음을 넘나들며 감성을 뒤흔드는 그의 창법에 모두들 넋이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 자체가 주는 역할 또한 작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어느 별에서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미션을 받고 태어난 이가 있다. 사랑을 하면 피는 꽃이 있는데 백만송이를 피워야 한다.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그 꽃, 장미가 핀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해야다. 그래야만 백만송이 장미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자신의 별로 돌아갈 수 있단다. 사랑에 임하는 태도를 이렇게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표현한 옛 곡이 있을까 싶다. 한 때 참 좋아했던 노래다. '이 노래를 잊고 있었다니.' 사랑이라는 것에 무뎌져서 기억 한 편에 모습을 감춘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 놀랬다. 해서,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에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아름다운 편곡으로 들려주었으니 고맙기까지 하였다.

 

 과연,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줄 자세가 되어 있을까 고민해 본다. 사랑하면 당연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멈칫하게 하는 게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아픔, 야속하지만 경제적인 단어 '기회비용' 등이 그것이다. 아니다. 고개를 흔든다. 후회의 과거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 이별의 순간을 삭히는 데 아스피린과 같았던 김어준의 글이었다. 이별 보다 두려운 것은 쏟지 못한 애정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가진 걸 남김 없이 다 주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걸리기만 해봐라. (물질적으로는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나에게 받는 것이 너무 많아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결국 헤어지잔 소리는 못하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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