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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할머니의 라면 할머니의 라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랬다. 끓는 물에 라면을 넣으니 물의 양이 좀 적어 보였다. 해서 물을 조금 넣었다. 조금 넣은 물은 이내 많이 넣은 물이 되었고, 그렇게 라면은 맹탕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라면이 생각났다. 할머니의 라면은 언제나 물이 많았다. 할머니는 내심 미안하다는투로 말씀하셨다. "밥 말아 먹으려면 국물이 있어야 해서 물을 많이 넣었더니.."그랬다. 밥 말아 먹으라고, 밥 많이 먹으라고 생각한 할머니의 라면은 언제나 물이 많았다. 물이 많은 라면을 보고 할머니의 라면이 떠올랐다.이제 다시 먹을 수 없는 라면, 물이 유독 많았던 할머니 라면, 물이 너무 많아 싱거워 맛은 별로였지만맛나게 먹는 내 모습 그리좋아, 한켠에 보시던 그 할머니의 모습이 좋아 항.. 더보기
코스타리카 택시 사기 코스타리카 택시 사기 대처 시간은 바야흐로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때였다. 쇼핑몰이었는데 주변에 택시가 없었다. 현지에서 만났던 통역사는 우버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용했던 적이 없었다. 그러다 떠오른 아이디어는 호텔 주변에는 택시가 있다는 것이었다. 대뜸 들어가 안내데스크에서 택시를 좀 불러줄 수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였고 따라간 곳에서 자동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불안이 좀 들었다.택시란 표시도 없었고 미터기도 없었다. 출발할 때 뭐라고 알리는 것 같아 조금은 안심을 하였다. 가다가 길을 잃어 묻고, 가다가 길을 잃어 묻기를 반복하다가 겨우 우리 숙소에 도착을 하였다. 그 사이 잠깐 졸기도 하였다. 도착하여 얼마냐 물으니 손바닥에 35달러를 내란다. 순간 싸.. 더보기
회사로 부터 받은 것들 회사로부터 받은 것들 아침 출근의 정점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작년 우리부서에서 이동을 한 직원을 보았다. 할 말은 따로 없고 해서 혹시 입사한지일년이 다 되지 않았냐고 했다. 갖, 일년이 지났다는 말에 퇴직금 확보한 것을 축하한다고 답했다. 뭐,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엔 입사 일년을 크게 축하 받았다. 아무래도 우리네 돌잔치 문화에 기인한 것처럼 이 지옥같은 회사 생활을 1년 버텼다는 축하의 의식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는 타부서 부장님도 계셨다. 부장님께, 아무개가 벌써 일년이 되었으니 밥이라도 쏘시라 했다. 그 부장님 왈, 같은 부서 출신이니 내가 쏘란다. 난 아직 주임이라고 하니 그렇게 회사에 오래 있었으면 이제는 쏠 떄란다.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직무성적이 발표되었고, 기분이 좀 좋아져 그.. 더보기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보며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보며 아비는 말했다. 불콰해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가 그 마지막 면접을 떨어진 것은 다 아비 때문이라고. 나는 말했다.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데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다 내가 잘못해서 떨어진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시라고. 그래도 아비는 그게 아니라 하였다. 한 번만 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최종까지 가면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도 찾아가 부탁을 하겠다고 했다. 술 많이 드셨으면 이만 주무시라 했다. 옆에 있던 엄마 또한 아비에게 어서 자라고 쉰 소리를 했다. 요즘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보며 단 한가지 바람이 있다. 우리 아비가 이 사실을 모르길 바란다. 아비는 아비가 생각한 세상이 아직 바뀌지 않았음을 단정하고 자식일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물론.. 더보기
미투 운동을 바라보며 널 응원한다 미투 운동을 바라보며 널 응원한다 B야 잘있니? 이름 때문에 하얀 종이라 너를 소개하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까 얼마 전에 결혼을 한 것 같더구나. 축하한다. 오랫동안 만남을 가져온 그 사람과 결혼을 한 것 처럼 보였어. 거듭 축하하고 행복한 날들만 그득하길 다시 바란다. 너가 볼 수 없고, 볼 일도 없는 편지를 여기에 쓰는 이유는, 요층 한창 미투 운동의 열풍을 보면서 너가 딱 떠올랐기 때문이야. 취업스터디에서 헤어진 후 넌 거의 1년만에 어렵사리 전화를 했었지. 그 때 나는 업무 간담회 때문에 너의 첫 인사를 잘못들었단다. 우리가 스터디에서 헤어졌던 일년을 기념하여 전화했다고 했던 것 같았어. 아무튼 갑작스러운 안부 전화에 너무 고마웠단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너가 어렵.. 더보기
다시 집 구하기 다시 집 구하기 요즘 집을 다시 구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사는 집은 버스 정거장에서 다소 멀어서 짜증이 슬쩍 솟구친다. 따라서 이제는 좀 더 버스정류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모색을 하고 있다.’나름 집을 많이 구하러 다녔으니, 어플만 하도 아집은 내 집이겠구나 싶다. 물론 첫번째 조건은 분리형이지만 말이다. 이제 집을 구하며 여유가 생겼다. 돈이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보증금 땜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보증금은 어찌 되어도 좋으니 월세를 낮추자는 쪽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역시 실탄은 많을수록 좋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번 집은 고심을 하다가 조금은 버스정거장에 가까운 쪽으로 구했다. 월세는 월 25만원이다. 보증금은 2천으로 다소 높였지만 말이다. 지금 집과 비교를 해보면 보증금 .. 더보기
국가 행사에 초청할 전직 대통령도 거의 없는 나라 국가 행사에 초청할 전직 대통령도 거의 없는 나라 "그 다음은 최규하 대통령이지","그럼 윤보선 대통령은 몇 번째인죠?" 회사 점심시간, 청와대가 평창 올림픽 초청장을 MB에게 전달했다는 뉴스 소식에 직원들이 대통령 이름을 톱아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 : 우리나라 국가 행사에 초청할 전직 대통령도 거의 없다는 사실. 이번 평창 올림픽에 전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초청할 사람은 MB 뿐이란다. 말 그대로 참 대통령 복(福)도 없는 나라다. 일단 살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중 세 명이 서거를 하였고 나머지는 모두 법의 형량의 받았거나 수감 중이다. 단, MB 빼고는. 따라서 이번 평창 올림픽에 초청할 전직 대통령이 MB뿐이라는 사실이 참.. 더보기
요즘 한겨레 21 요즘 한겨레21 정말 재미없다. 재미있는 글도 없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자 하는 의지 또한 보이지가 않는다. 사회적 메시지를 잘못 던져 매장당한 전 편집장 시절이 간혹 그립다. 그때는 정말 그가 쓰던 만리재를 읽어보기 위해 매주를 기다렸다. 다른 기사는 보지 않았어도 편집장의 만리재에서는 반드시 보았다. 그런데 지금은 재미있는 글도 없고, 재미있는 혹은 유익한 칼럼이나 기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 시절에 한겨레는 별의별 새로운 짓을 다 시도하였다. 지금은 어떤가. 별로 없다. 온순한 양이 되었다. 새해 첫 편집장의 말이 베트남 관련이라니. 좀 포부 있게 2018년 한겨레21의 다짐..이정도는 뻔한가? 뻔하지 않으려면 뭔가 뱃속에서 움트는 글을 써 주든지. 정말 실망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