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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

글쓰기 좋은 질문 642-4(2022.6.8.) 2017년 당신의 페이스북에 상태를 업데이트해보라 도대체 글 주제가 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페이스북은 않하지만 티스토리는 대신 한다. 2017년이라. 겁나 일했던 기억만 있다. 가히, 회사 생활 업무의 최정점 찍었을 때이다. 지금 그것을 갱신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다시금 생각해도 저 주제가 뭔 뜻인지 모르겠다. 그 핑계로 이만 접는다. 더보기
글쓰기 좋은 질문 642-3(2022.6.7.) 죽어가는 화초에게 살아갈 이유를 설명하라 착한 소에게 착한 소야. 본인의 퇴사 선물로 너를 내게 주고 간 쌍둥이 아줌마의 한자어를 따서 너를 지었지. 회사에서 너와 함께 한 세월이 어느 덧 9년이나 되었다. 긴 시간을 언제나 내 곁에서 묵묵히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내가 농담처럼 회사 직원들에게 말하지. 이 꽃은 우리 회사의 왠만한 직원들보다 더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했다고. 너를 아는 사람들은 늘 이야기하지. 정말 긴 시간을 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그럴 때마다 내가 종종 너의 별명은 인동초라고 웃으며 말하지. 함께 한 시간들을 곱아 보면, 고맙기도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걸 너도 잘 알지. 일년에 몇 번이나 진솔하게 너를 바라보는 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관심을 주지 못해서 부끄럽다. 매일매일.. 더보기
글쓰기 좋은 질문 642-2(2022.6.6.) 내가 먹어본 최악의 명절 음식 술이야 도시의 배고픈 식습관을 뒤로 하고 맞이하게 되는 명절 음식 중 맛없는 게 있기나 할까. 그것도 어머니의 100% 핸드 메이드로 이뤄진 음식들인데 말이다. 오랜만에 한 식구들이 모인 명절날의 음식들은 모두 다 예술 작품인 것이다. 다만, 굳이 최악을 꼽하면 단연 술이라 생각한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간단하다. 친척들끼리 서로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없다기 보다는 꺼내는 방법을 모르기때문에 일단 한 잔이 들어가야 그것이 가능하다. 해서, 우리는 서로 술을 들이킨다.나도술을 들이킨다. 너도나도 술을 들이킨다. 오늘했던 이야기를 넘어, 지난 번 명절에도, 제사 때도 했던 그 이야기들이 무한 반복된다. 다음날 차례를 지내야 한다는 핑계로 겨우 자리를 파한다. 머리가 어질.. 더보기
글쓰기 좋은 질문 642 -1(2022.6.5) 1초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 투수를 떠난 공이 배트에 맞고, 다시 투수에게 날아가는 시간, 인간의 주먹이 1톤의 충격량을 만들어내는 시간, 재채기 때 터져 나오는 침이 공기 저항이 없을 때 100m 날아가는 시간, 총구를 떤나 총알이 900m 날아가 표적을 관통하는 시간, 대지를 적시는 비 420톤, 빗방울을 피하기 위한 달팽이의 달리기 1cm, 살기위한 꿀벌의 날개짓 200번, 두꺼비의 혀가 지렁이를 낚아채는 시간,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 486억kw, 1.3대의 승용차 제작, 4.2대의 텔레비전 탄생, 22명의 여행자들이 국경을 넘는 시간, 79개의 별이 사라지고, 우주의 시간 150억년을 1년으로 축소할 때 인류가 역사를 만들어간 시간은 1초라 한다. 그리고, 내가 지금 헳스장을 갈지, .. 더보기
나를 나타내는 단어 모순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이상의 시 오감도는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13번째 아이는 꼭 나와 같은 모습인 거 같다. 이런 것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무조건 관련 서적을 사야하고(이건 종교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이라며 최적화의 이동 동선을 짜면서 즐거워한다. 그러다 당초의 여행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하면, 나름 그것대로 행복해한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냐며 그냥 호텔방 침대에서 무협 웹툰만 찾는다. 다만, 누가 보면 그저 속 편하게 살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겉으로는 무언가 있어 보이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큰 고통에 어금니를 꽉 물고 참고 살았다. 대학교 1학년이었다. 술을 줄이며(잠이 아니다) 나름 열심히 했다. 사범대 교직 이수를.. 더보기
[30일 글쓰기 - 20] 가방 없는 날 가방 없는 날 요즘 들어 출근길이 힘들다.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일을 하기 싫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출근길이 더 버겁다. 나는 극구 부인을 했는데, 아내는 1분만에 침대에 곯아 떨어진 내 모습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화요일 아침에 생각한 것이 가방은 없는 출근길을 선택했다. 몸무게는 줄일 수 없으니까 가방 무게라도 줄여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가방에 중요한 서류도 없었고, 장식품이 된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가방에 넣어야 할 이어폰케이스와 지갑을 점퍼에 넣어야 해서 신경이 쓰였지만, 이제는 빈 가방의 내겐 너무 중장비였다. 가방 없이 나서는 출근길은 상상보다 훨씬 좋았다. 특히, 내가 압축 파일(.zip)이 되어 압축률 120% 을 견뎌내야하는 지하철에서 너.. 더보기
[30일 글쓰기 - 19] 눈과 비의 추억 눈사람 마당의 눈으로 눈사람을 다 만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내가 그동안 텔레비전과 책에서 보았던 눈사람과 너무 달라서 당혹해 했던 거 같다. 신경을 집중해서 눈을 조심히 굴렀는데 그것은 동그란 형태와 너무 달랐다. 눈사람은 크기가 다른 동그라미 두개가 합쳐져야 했는데, 내 눈사람의 몸과 얼굴은 울퉁불퉁하고 각이져서 예쁘지가 않았다. 뭐, 이건 기술적인 문제라 치더라도 나를 절방하게 했던 건 따로 있었다. 눈사람이 순백의 하얀색이 아니었다. 쌀밥처럼 하얀 눈으로만 만들었는데, 마당 바닥의 흙과 합쳐져서 그랬는지 눈사람은 곳곳에 황토색의 얼룩이 보였다. 내가 보아왔던 동그랗고 순백의 눈사람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산타할아버지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비슷한 강도였다. 섭.. 더보기
[30일 글쓰기 - 18] 곰씨의 의자 감상평 쓰기 내 자리의 소중함 곰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타인의 걱정에 경청을 해 주고, 몸과 마음의 쉼터를 제공해주며, 그들의 기쁨을 자신의 일 마냥 함께 기뻐해 주는, 그런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다(아..곰이시구나). 그런데 점점 그 모습을 지키기 위해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의자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어졌다. 그 소중한 자신만의 공간에 자꾸 그가 친절히 대해줬던 이들이 침범했다. 점점 그의 의자에서 차를 마시고, 명상을 하기가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그는 남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 말할 수 없었다. 결국 마음의 병을 얻고서 겨우 그 사실을 주변에 털어 놓을 수 있었다. 그것 또한 너무나 힘들고 피곤했지만 말이다. 나도 곰씨처럼 주변에게 착한 사람처럼 보이는 걸 중시했고, 지금도 똑같다.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