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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주말 계획

 주말 계획

 

 직장인으로서 매일매일 월요일처럼 보내다가 겨우 맞이하는 날이 토요일과 일요일라 생각된다. 누구는 무한도전으로 시작하여 1박 2일로 끝다는 날이 주말이라고 했었다. 동료들끼리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일에 치여 금요일이 오면 한 주가 이렇게 빨리 갔냐고 서로 신기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알아둘 것이 있다. 주말은 더 빨리 지나간다는 점을 너무도 간과하는 것 같다. 결론은, 이번 휴일도 그리 뜻있게 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위안을 삼자면, J와 함께 공원가서 베드민턴을 친 것이다.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에 즐거움과 더불어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을 만족스럽게 보냈던 적은 손에 꼽는 것 같다. 주말의 시작인 실질적으로 금요일 저녁부터다. 원래 이 시간에 집안일을 다 끝내야 한다. 빨래를 돌리고, 그 빨래를 건조기에 말린 다음 다림질을 해야 한다. 청소도 빼놓을 수 없다. 방청소, 부엌, 화장실까지 말끔히 해 놓아야 한다. 이론상으로는 이렇게 집안일을 끝내야 하는데 대개 침대에 처박혀 잠자기 일쑤다. 그러면 토요일 점심 전에 깨어나고 우울한 기분에 라면 끓여 먹고, 기껏해야 카페에 가서 정신차린다. 그렇게 해 놓고선 다음 주말이 빨리 오길 기도한다. 꼭 금요일에는 자명종을 맞춰 놓고 잘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말이다.

 

 우울한 이 주말을 달래며 다음 주말을 계획한다. 뭘 해야지 잘 했다는 소문이 날까 고민해 봐도 마땅히 하고 싶은 일은 없다. 올해는 유독 바빠서 연차도 제대로 못 썼는데, 금요일이나 아니면 현충일 다음날에 써 볼까 고민도 해 본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어떤 주말을 보내더라도 완벽한 주말을 없을 것이다. 완벽한 계획이 어디있을까 싶다. 완벽한 계획 대신에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얻는 게 중요하겠지. 지하철로만 가던 길을 버스로 한 번 가볼까, 새로운 북카페를 찾아볼까, 소식이 뜸한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을 해볼까 등등 ...... 마음은 벌써 6월 4일에 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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