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추천 음악, 이사오사사키 앨범 Moon & Wave(2000)
여름이면 수면 음악으로 지인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앨범이 있다. 피아니스트 이사오사사키의 앨범 'Moon&Wave' 이로서, 2000년에 나왔다. 이 엘범이 여름 추천 음악이 된 것은 파도소리 때문이다. 앨범의 곡들 대부분에 파도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앨범 카세트를 선물로 받았는데, 그 해 여름 카세트가 늘어가는 걸 걱정할 정도로 끊임없이 들었다. 특히, 뜨거운 여름밤에 앨범의 곡들을 들으면, 마음만은 시원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곡의 대부분을 좋아하지만, 난 첫 곡인 Blue Moon을 가장 좋아한다. 조용한 파도소리를 들으면, 정말로 한여름 바다 위에 푸른 보름달이 떠오른다. 만월을 상상하면서 난 눈을 감고, 시간을 내어 그 바다를 보러 가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잘 수 있기를 고대하지만 그것을 실행한 적은 없던 거 같다. 올해는 아니더라도 인생의 버킷리스트로서 적어둬야겠다. 당연히 파도소리와 함께 이 음악까지 듣는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벌써부터 설레다.
Blue Moon과 자웅을 겨루는 최고의 곡은 두 번째 곡인 Moon River다. Moon River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서 주인공 오드리 햅번이 불러서 이미 유명한 곡이다. 그러나, 앨범의 이 곡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파도소리와 피아노, 바이올린이 어루러져 내 마음을 포근하게 찌른다. 누군가 그랬다. 아마 Moon River는 지구 사람이 작곡한 곡이 아니라, 외계인이 지구를 보면 노래한 곡이라고 말이다. 앨범의 이 곡을 듣는다면, 아마 은하계 B612 번지에 살고 있는 어린왕자가 여름 피서 삼아 부산 광안리를 바라보며 지은 곡이라 생각될 것이다.
가정을 꾸리면서, 음악을 듣는 것을 많이 줄였다. 내가 사랑하는 소리가 상대방에게는 소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3학년 때, 내 컴퓨터를 쓰던 룸메이는 내 음악리스트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트로트부터 국내 최신 댄스 음악, 팝음악까지 편식하지 않는 음악 취향이 어쩐지 내 성격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예전에 음악 듣는 것, 수집하는 것도 참 좋아했는데 그런 취미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반드시 올 여름에는 (아직은 쓸만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앨범의 곡들을 찬찬히 들으며 잠을 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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