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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한국의 회사생활을 옆에서 보니

 한국의 회사생활을 옆에서 보니

 

 "아무리 급한 전화를 하더라도 일단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부터 합시다." 코이카 국내 교육을 받을 때, 국내에 유명 의사가 했던 말이다. 난 그 사람의 유머러스한 강의보다도 저 말이 참 인상이 남았다.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시기에 사람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이곳 베트남에서 파견근무 활동을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이, 한국의 회사생활은 안부 인사도 못 할 정도로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가끔, 늘 그렇듯이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다'라는 전제 아래 가끔씩 연락이 오는 직장 동료들이 있다. 응당 나 또한 연락을 못 했으니, 할 일이 없었으니 전혀 섭섭할 일이 없다. 연락의 이유가 업무라도 전혀 섭섭할 일이 없다. 그러나 몇 개월 동안을 거쳐 첫 인사가 잘 지냈냐는, 그 으레적인 인사말도 없을 때는 기분이 이상하다. 흔히 "안녕하세요","잘 지냈어요" 라는 말 한마디 없이 바로 업무 본론을 꺼내는 직장 동료들을 보면서 하나의 가설을 설립했다. 한국의 직장은 인사도 못 할 정도로 바쁘고 여유가 없는 곳이라도 말이다.

 

 이곳에서 야근은 거의 없다. 야근은 근래에 거의 없다는 말이 맞겠지. 한국이었으면 당연히 야근을 하고 있을 시간에 나 또한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즉, 어쩌면 야근이나 하며 돈이나 더 모으는 것이 좋은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업무와 돈 때문에 하게 되는 야근, 쌓여만 가는 일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그렇다고 야근 안 하고 그 시간에 텔레비전 보는 내가 인간성을 회복했다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 그런 모습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 것에 만족한다.

 

 파견근무를 통하여 한국의 회사생활을 옆에서 볼 수 있어 다행이다. 간만에 뭐 하나 건진 것 같아 기분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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