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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소주 마십니다.

"일하다가 배고픕니다. 소주 마십니다.

 외롭습니다. 소주 마십니다.

 힘듭니다. 소주 마십니다.

 일이 남았는데 잠이 쏟아집니다. 소주 마십니다.

 다칩니다. 소주로 씻어내고 소주 마십니다.

 선장이 지랄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선장 저도 마십니다.

 동료와 시비 붙습니다. 소주 마시면서 화해합니다.  그러다 다시 싸우고 또 소주 마십니다.

 여자 생각 간절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잘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안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항구로 돌아옵니다. 소주 마십니다."

 

한창훈의 한겨례 21, <산다이> 中에서,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인용

 

 


 

 그렇다면 나는,

 

 하루가 허기집니다. 글을 씁니다.

 외롭습니다. 글을 씁니다.

 힘듭니다. 글을 씁니다.

 이것저것 공부해야 하는데 잠이 솓아집니다. 글을 씁니다.

 왜 사냐 싶습니. 글을 씁니다.

 주변사람 다 자기들 살기 바쁩니다. 글을 씁니다.

 보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글을 씁니다.

 몇몇 조회수가 증가합니다. 글을 씁니다.

 여자 생각 간절합니다. 글을 씁니다.

 삶이 더 행복해 진다고 느낍니다. 글을 씁니다.

 삶이 더 불행해 진다고 느낍니다. 글을 씁니다.

 다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글을 씁니다.

 

 ..... 그래 글쓰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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