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필요한 네 가지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사가지다 아니다) 위로, 칭찬, 격려 ,권면이라 하는데 글을 읽는 순간 직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평소 직장 생활을 잘 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 위로와 격려를 손꼽았었기 때문이다.
직장이라는 곳은 어떻게 생각하면 신기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비극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갓 결혼한 부부끼리 보내는 시간보다도 직장 동료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주말 근무라도 할라치면 도대체 부부라는 의미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촌수도 없다는 무촌, 부부사이 보다도 직장의 상사와 후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많은게 대한민국이다. 점심시간에 이점에 열변을 토했는데 말하는 스스로 이건 아니다 싶었다.
부부보다 오래 만나는 사람들이 일하는 직장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혼자라 느꼈을 때이다. 내가 하는 업무가 왠지 가장 힘들고, 왜 나만 이것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힘이 드는 것보다 해내지 못하는 두려움이 앞서고, 인정도 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가 간혹 있다. 민원인과의 대화때문에 귓불이 뜨거워져 수하기를 내렸을 때, 주변 사람들은 내 일에 관심없다는 듯 일만 하고 있을 때도 쓸쓸할 때가 있었다. 이럴 때, 괜찮냐는 위로의 말, 어떻게 그런 일을 그렇게 빨리 처리할 수 있었냐는 칭찬, 급한 업무였기에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들을 때 없던 힘도 생기는 것을 경험하였다.
하루 종일 다른 팀의 출장 지원으로 정신 없던 하루였다. 간간히 출장 지원은 물론 자신들의 업무 협조 요청으로 화장실도 뛰어 다녀야했다. 야근을 위한 저녁식사 즈음, 직급은 같은 후임 사원이 슬며시 식사나 함께 하자고 조심히 말을 걸었다. 원래 구내식당을 생각없이 가지만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아 근처 식당가로 갔다. 길을 걸으며, 식사를 함께 하며 오늘 하루를 바쁘게 보낸 것 같다며 많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왔다. 차마 다 전달하고 싶은 말을 남긴 것 같았으나 마음은 온전히 전달되었다. 옆자리에 앉은 순간부터,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가르쳐주었던 사원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동료가 되었다는 고맙고 든든하였다.
위로, 칭찬, 격려, 권면이 있다면 좌절하지 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한다. 세상이 살 만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직장에서는 살 만 할 것 같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곳에서 30년 넘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보다도 많이, 집보다 오래 머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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