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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비행기에서

 미국 가는비행기 안이다. 지난 주말 경주 콘도 여행에서도 느꼈듯이,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상념과 느낌, 각오, 다짐을 불러 일으킨다. 돈은 그런 곳에 써야하는 것일까 싶기도 하다.

 여튼 지금 비행기 안에서도 엇비슷한 심정이기에 몇 글자 끄덕인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것은, (결혼을 해서나 아니라)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살고 있나.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사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한다. 자재력 없이 게임만 하고 있다. 다짐은 한 순간이다. 운동도, 공부도, 정리도, 정소도 개뿔도 없다. 한심한 것인지를 넘어 이제는 그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이 모든 것이 간단한 이유 하나로 정리가 된다. 간절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배가 뿔룩 튀어나왔어도, 그것에 자존감이 떨어져도 밥을 줄이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다.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아침 신문을 언제 제대로 읽었는지 기억도 없다. 스터디카페는 가다 말았다. 책은 사기만 한다.

 할 것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는데 모르겠다. 일단 난 그것을 잘 할 자신이 없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대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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