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를 하기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를 하기를

 

 해적군단의 킹캉이 돌아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팀의 강정호이야기다. 작년, 약 200일전에 그는 무리하게 2루 슬라이딩을 하는 상대방의 태클에 무릎이 깨졌다. 수술을 받아야 했고 그걸로 시즌 활동이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한창 잘 나갈때였다. 팀은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신인왕 수상까지 거론되던 참이었다. 팀은 바야흐로 강정호의 활약에 듬뿍 취했을 때였고, 한국은 물론 미국 야국팬들 또한 너무나 통탄해했다. 강정호의 사건을 계기로 '강정호 규정'이 흘러 나왔다. 어쨌건 그는 선수생활에 크나큰 위기를 맞았다. 그 오랜 인고의 세월을 무사히 끝냈다. 다시 돌아온 첫 타석에서 그는 초구에 병살타를 때렸다. 성급해 보였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초구에 방망이를 댓다. 또 아웃. 세 번째 타석에서도 초구에 휘둘렀다. 담장 밖을 날아가 홈런을 만들었다.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마지막 네 번째 타석에서도 그는 초구를 휘둘러 연타석 홈런을 쳤다. 영화도 이런 영화를 만든다면 욕먹을 것이다.

 

 킹캉 강정호 뿐만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은 하나 같이 놀라운 활약들을 펼치고 있다. 킹캉이 돌아오기 전에 대한민국 타격 7관왕을 이대호도 연타석 홈런을 쳐댔다. 일본은 이미 평정했고, 그는 꿈을 위해서 미국행을 택했다. 누군 헐값이라 하였고 누군 후보로만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이대호는 자신의 왜 대한민국의 대표 타자인지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의 절친 미네소타 박병호도 헐값 논란이 많았다. 과연 그의 힘이 미국에서 통할 것이냐 논란이 많았다. 걱정도 팔자였다. 쳤다 하면 구장 공식 홈런거리를 갈아치울 기세다. 상대팀은 이기고 있는 데 그에게 일부로 사구를 던졌다. 팀 동료 투수는 상대팀 타자에게 보복구를 던졌다. 박병호의 현재 위치다. '안타 제조기' 김연수도 자리잡고 있다. 팀의 공식 첫 경기에 그는 등장하자마자 홈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너무 못해 한국인 망신 그만 시키고 돌아야한다는 소리도 있었다. 간간히 주어진 기회에서 안타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더니 그렇게 미운오리새끼 백조되고 있다.

 

 도박파문으로 도피하다시피 미국으로 건너간 마무리 '돌부처' 오승환까지, 새벽을 지나 한국으로 전달되는 메이저리거 소식에 하루 시작이 상쾌하다. 이들이 모두 똑같이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슬럼프도 올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정말 승승장구 할 것이다. 난 양산아들, 우산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으로 이들을 응원할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은 우산아들을, 해가 쨍쨍한 날은 양산을 파는 아들을 떠올리면 되듯이 긍정적으로 열심히 응원을 할 것이다. 빈볼 던져봐라, 안중근 의사 정신으로 영문 번역기 돌려가며 그 선수 개인블로그를 폭파시켜 버리리라! 정강이를 노리는 그딴 식의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슬라이딩 태클을 해봐라. 내 너의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어 주술을 건 다음 바늘로 무릎 언저지를 '콕콕쿡쿡' 찌를 것이다. 

 

 그들에게도 부탁이 있다. 그대들이 대한민국 야구를 통해 성장을 하였고, 이에 대한 빚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너무 '국가'란 짐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은 당신을 뿐이다. 야구선수로서 부담없이 휘둘르고, 돌직구를 뿌려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너무도 유명한 요기즘의 다음 구절을 언제나 기억했으면 한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를 해주길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