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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글 헤는 밤

 글 헤는 밤

 

 여름이 지나가는 빗소리에는

 마음 속 못 써낸 글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빗소리의 글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책상에 떨어지는 하나 둘 글들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까닭이요

 그 글이 좋지 못할까 두려운 까닭이요

 아직 제 글쓰기에

 머뭇함이 있는 까닭입니다.

 

 글 하나의 추억과

 글 하나의 후회와

 블 하나의 아쉬움과

 글 하나의 행복과

 글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글 하나의

 아름다운 말 한문장씩 써 봅니다.

 초등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친구들의 이름과

 J,K,제라미 바디, 라이언 일병 이국 청년들의

이름과 파리지옥, 안테, 비틀즈, 프레드릭

강원국, 이사오사사키,

푸시킨

이런 시인의 이름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글쓰기가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강원도 홍천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빗소리 들리는 책상에서

내 이름자를 써보고

다시 화면의 깜빡임을 뒤로 합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이 여름이 지나고

나의 글쓰기에 봄이 오면

내 블로그에 조회수도 점차 늘어듯이

내 글 쓴 아래 댓글란에도

자랑 처럼

글자들이 무성할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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