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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30일 글쓰기 - 8] 병치하여 시 쓰기

 

부끄러운 밤

 

 

부끄러워 해야 한다.

쉽게 쓴 시를 부끄러워 했던 윤동주처럼, 

쉽게 늘어나는 내 문장을 부끄러워 하자.

글을 삼키지 않는 내 눈동자, 허공에 쉬이 흩어지는 말만 뿜는 이 혀를 부끄러워 하자.

 

부끄러워 해야 한다.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다짐을 버져린 어제의 내 과거와

다짐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지금의 내 모습과

새로운 다짐을 새로울 것 없이 그리는 내 미래를 부끄러워 하자

 

얻으려 몸부림 칠수록,

손에 쥐는 복 된 삶을 왜 져버리는지,

행복을 원하고, 사랑을 말하며, 변화를 갈망하나

정작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게으름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그렇게,

부끄러원 밤을 맞이하는 나를 부끄러워 하며,

부끄러움에 몸 둘바를 몰라 어서 이불 안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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