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밤
부끄러워 해야 한다.
쉽게 쓴 시를 부끄러워 했던 윤동주처럼,
쉽게 늘어나는 내 문장을 부끄러워 하자.
글을 삼키지 않는 내 눈동자, 허공에 쉬이 흩어지는 말만 뿜는 이 혀를 부끄러워 하자.
부끄러워 해야 한다.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다짐을 버져린 어제의 내 과거와
다짐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지금의 내 모습과
새로운 다짐을 새로울 것 없이 그리는 내 미래를 부끄러워 하자
얻으려 몸부림 칠수록,
손에 쥐는 복 된 삶을 왜 져버리는지,
행복을 원하고, 사랑을 말하며, 변화를 갈망하나
정작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게으름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그렇게,
부끄러원 밤을 맞이하는 나를 부끄러워 하며,
부끄러움에 몸 둘바를 몰라 어서 이불 안에 숨는다.
반응형
'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 > 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일 글쓰기 - 11] 감사일기 쓰기 (0) | 2022.03.20 |
---|---|
[30일 글쓰기 - 9] 선거에 대해 쓰기 (0) | 2022.03.20 |
[30일 글쓰기 -7] 에곤 쉴레의 자화상을 보고 감상문 쓰기 (0) | 2022.03.20 |
[30일 글쓰기 -6] 시간에 대해 (0) | 2022.03.20 |
[30일 글쓰기 - 5]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칼럼에 대해서 (0) | 2022.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