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의 여자
지하철 출근길에, 난 어여쁜 사람을 쳐다보는 것에도 기분이 좋아지는지 처음 알았다. 처음 그녀를 바라본 이유는 질끈하게 묶은 머리스타일에 딱 어울리는 헤드셋을 끼고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는 것에 있었다. 이어폰을 낀 여자들은 발에 치이게 많이 보았어도, 헤드셋을 낀 여인은 그닥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얼굴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하얀 피부에 정말로 오똑한 콧날이 인상적이었다. 옷 스타일도 더없이도 내 마음에 들었다. 하얀색 블라우스에 파란색 백팩을 매고 있었다.
그녀가 사당역에 내리기전까지 계속해서 대놓고 쳐다 보았다. 어차피 이 돗대기 시장과 같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의 시선을 그녀가 느낄 수는 없을 것이기에. 이에, 한 번 사진이라도 몰카로 찍으려다 너무 변태스러워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 때는 절제력이 있는 내 모습에 안도를 하였지만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내 지금 한평생 만나 본, 아니 지켜 본, 아니 그냥 봤던 여자 중에 가장 예쁜 일생의 여자였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야지. 내게도 여친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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