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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70억 분의 1 - 그것이 나란 사람

워드워드 열매를 먹었으면 좋으련만

 워드워드 열매를 먹었으면 좋으련만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만화책이 '원피스'라 한다. 판매 부수도 그렇지만 집필 기간은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만화책이다. 일본에서 인기가 상당한 이유는, 주제가 바다를 모험하며 동료들 간의 우정 이상의 진한 감동을 주기 때문이라 한다. 가장 재미난 것이, 주인공들은 '악마의 열매'를 먹으면 이상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악마의 열매 '고무고무 열매'를 먹으면 그 사람은 고무 인간이 되어 신체 부위가 자유롭게 늘어나고, 전기도 통하기 않게 된다. 그런 열매는 아직 만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난 글을 잘 쓰기 위해 '워드워드 열매'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직장 동료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올해 여름, 100일 동안 글을 쓰면서 나름 글쓰기에 자신도 붙고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베트남에서도 글쓰기를 계속하면 뿌린 씨앗이 더욱 자랄 것 같았다. 그런데 김 모 사회학자가 사회학의 성취라 말했다던 그 말이 맞았다. 사람은 안 변한다는 것이다. 이 자유로는 분위기로 돌아오자 돌연 내 글쓰기는 자리 보존이 아니라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씨앗을 뿌렷는데 물조차 안 주고 있는 것 같아 너무 한탄스럽다. 최소한 한국에서 일 할 때는 보고서라도 매일 쓸텐데, 여기서는 보고서 보다는 각종 조율과 계획 설정이 먼저니 글쓰는 건 줄은 것 같아 불안스럽다.

 

 워드워드 열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냉큼 먹어서 글만 쭉죽쭉 쓸텐데(단, 악마의 열매를 먹는 사람들은 바다의 미움을 받아 수영을 못하게 된다) 관점을 바궈서 생각해보면 열매 타령이나 할 게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열매의 능력을 키울 수 있었는데 걷어 차버린 것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200일 글쓰기가 3일 남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일요일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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