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들
가끔은 정말 작정하고, 장난을 빗대어 여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내 여친은 이를 잘 받아주고 이해해주었다.
때로는 착한 그 마음으로 나를 이해해주었다.
대표적인 말이 그녀의 직업이다. 그녀는 정말 공부를 잘 했다. 유명 대학의 명망있는 학과, 아니 학부 수석으로. 졸업을 하였다. 은근 이러면 당연히(나보다는) 돈을 더 많이 버는 직업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회사로 치면 과장급일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다. 그것이 그녀 또한 스트레스를 넘어 나와 관계에 미안함까지 갖고 있음을 잘 안다. 하지만 난 가끔 그녀의 이 아킬레스건을 슬쩍슬쩍 건드린다. 나 같이돈 많이는 벌지 않지만 그래도 안정적으로 버는 남자를 얻은 게 어디냐고 말이다.
자연스럽게 돈에 대해서도 시비를 건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읜 그녀는 이 세상을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갔고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갖은 돈은 별로 없다. 결혼으로 따진다면 대한민국 여성 평균 정도인데 말이다. 그럴 때마다 앞으로 많이 벌 것이라도 미안하다고 말한다.
내가 정말 옹졸하여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싶다.
그쪽도 그렇고 내쪽도 그렇고 우린 우리 스스로 다독이며, 우리의 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부모의 지원과 치트키는 애초에 통하지도 않는다. 그것에서 오는 상대방의 아쉬움, 즉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들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그 어떤 아쉬움이 있더라도 그런 말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첫째는 내가 너무 속좁아 보이고, 둘째는 나 또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지금이 아닌 미래를 더 기대한다. 나도 그녀에게 걸맞는 남자가 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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