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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아침 빗소리에 득도하다

채광이 좋지 않은 집이라 날씨를 알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분명 비가 오는 소리가 들였다.


휴대폰 알림을 계속하여 꺼도 빗소리가 잦잦 들지가 않았다.

비오는 아침, 더 일어나기 하루의 시작과 출근길.

그래서 침대에서 빠져나오기가 싫었다.

오늘은 비가 오는 아침이니까.


겨우 몸을 일으켜 대충 씻은 뒤

비가 오는 추운 날을 대비하여 가장 두꺼운 바지를 입었다.

나가는 길 우산을 챙겨들고, 복도 창문으로 확인을 하여도 어두운 아침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복도 끝을 돌아선 순간.

아뿔사!

해는 나를 비추고 있었다.


오늘은 비가 오는 아침이 아니라, 맑은 날이었다.

두꺼운 바지와 오른손에 든 우산이 무안해 지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차치하고라도,

비 오는 날 일어나기 싫어 출근길이 늦은 것은 어찌할 것이며

하루의 시작을 허망하게 늦게 시작한 것은 어쩌란 말인가.


오늘 아침 빗소리에 득도를 하였다.

직접 접하고 느끼지 않고서 대충의 짐작만으로, 표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지어다.

대인관계에서건, 업무의 처리에서건 말이다.

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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