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참놈이
지하철에서 어떤 여인에게 번호를 따였다. 그녀는 말했다고 한다. 몇 번 마주쳤다고, 그래서 지금 번호를 묻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용기를 내 보았다고.
결국 둘은 그 주 일요일에 만났고, 만나기 전에 졸라 고민싸매던 친구녀석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여자 이름을 여친으로서 부른다. 정작 3년 연상인 여자에게 말이다.
아, 통재요 비재라. 어떻게 생각하면 얼굴에서 밀린 이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뭔가 짜증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국은 얼굴에서 밀려 기분이 나쁜 것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아직까지 만나보지도, 상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참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녀석이 마음에 들었으니 잘 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 그리고 그 덕분에 나까지 설레도 재미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라고는 차마 못하지만)
여기서 문득 드는 의문점 하나.
현재 나는 과연 연애를 하고 싶은걸까 괜히 그러는 것일까.
호접지몽 난주지몽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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