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가 돈 냄시가 나는 도시,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의 수도는 아부다비이지만 왠지 두바이 자체는 나라처럼 인식이 되는 것 같다. 두바이 공항 자체가 워낙 중동의 허브이기 때문에 2번 정도는 들렀었데, 아예 출장지로 되었다니 기분 자체가 달랐다. 그렇게 방문한 두바이는 정말 건물들이 컸다. 같이 갔던 동료와 나중에 서울의 건물들을 보면서 했던 이야기가 있다. '두바이에 있다가 서울의 건물들을 보니까... 정말 낡고 작네요'라 했고, 나는 정말 격하게 동의했었다.
매번 짧막한 일정이라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다. 워낙 유명한 관광도시이니까 대학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가 방문한 자이드 대학교는 일단 대학교 전체가 돔으로 지어졌다. 그리고 정말 시원할 정도로 에어컨이 가동되었다. 중동의 사막 열기는 이 안에서는 딴 나라 이야기였다. 하기사 정문이란 곳을 지나 건물에 들어가니 실내 수영장이 있었으니 말 다했다. 대학생들이 입학하면 아이패드 정도는 무상으로 대여를 받는다고 한다. 최신식 시설 속 강의실과 여러 부속 건물들을 돌아다니니 일행이 갑자기 생각났다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학 자체가 유명한 건축 잡지에 실릴 정도로 대단한 곳이라 했다. 학생들은 등하교를 물으니 각자 차를 가지고 온단다. 바야흐로 This is Dubai였다.
역시나 출장을 가서 알게 되었는데, 두바이하면 부르즈칼리파라는 세계 최고 높은 빌딩이 있다. 길을 잘못들어서 빌딩 레지던스로 들어갔었지만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제일 높은 건물만 찾아가면 되었기 때문이다. 긴 줄을 마다하고 드디어 도달한 티켓 판매처에서 귀를 의심했다. 우리의 표정을 보고 점원은 익숙한 듯 계산기를 두들겨 보여주었다. 150달러.... 아.. 너무 비쌌다. 우린 가난한 방문객이었다. 그냥 건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쇼핑 센터나 둘러 보았다. 너무 커서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비싼 명품 중심으로 팔아서 살 것은 없었다.
두바이가 재미없던 이유중 하나가 술을 마시기 힘들어서다. 종교의 이유 때문이다. 술을 마시려면 호텔과 같은 실내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비싸다. 2박의 일정이 전반적으로 그렇게 흥미있지는 않았다. 큰 건물들이 아마존 밀림처럼 울창하게 뻗어있는 것은 신기해보였지만, 왠지 그 속에서 내가 느낀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주는 차가운 인간의 욕망이었다. 그런 느낌 때문인지 휴대폰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 놀랍고 아쉬울 정도다. 출장은 모르겠지만 두바이의 여행은 왠지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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