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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가을이 온다

가을이 온다 


여름의 절정이 갔음을 난 느낀다. 오늘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었다. 반가웠다. 그리고 아쉬웠다. 이 뜨겁다 못해 우릴 죽일 것 같은 이글거림이점차 소멸하고 있음을 난 알았다. 섭섭하지만 섭섭하지 않다. 그것이 순서요 순리라는 것은 이미 몸이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온다

선선한 바람과 높은 하늘과 선선한 아침과 저녁이 좋아질 시기다. 내 밥벌이에도 최고의 산높이가 올 것이고 풍작이 될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못내 여름이 가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다.


가을이 온다

오는 가을을 어떡게 맞을까 한차 고민을 한다. 좀 더 좋은 내가 되는 가을을 보내고 싶다. 야무진 가을을 보내고 싶다. 풍족한 가을을 보내고 싶다. 사진을 많이 남기는 가을을 만들고 싶다.


가을이 온다

이 밤에 잠이 늦게 찾아오길 빈다. 아니다. 가을을 맞으려 이제 자판에 손을 떼고 몸을 뉘우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