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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ABCDEFG.... 힘써 배울 시간이라도 엄마에게는 없었습니다

오늘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묻기 위해서..
어디어디 있는지 알려드리자 곧 비밀번호를 부르셨습니다.
"그거말고 아이디도!"
수화기 저 넘어에는.. 뭔가 망설이는 목소리..
순간.. 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엄마가 알파벳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아빠 일이 어려워지자.. 엄마는 가정주부를 접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엄마의 이력서는 ...
초등학교 입학.. 초등학교 졸업..
일하게 되었다는 엄마는... 그날 저에게.. 알파벳을 가르쳐달라고 하셨습니다.
가전제품에 알파벳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초를 쭈볏거리시다.. 겸연쩍게 웃으시다가.. 아는 선생님을 바꿔주더군요..
그때 배운 알파벳 까먹였냐는 몹쓸 말을 결국 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그럽니다.
"엄마는 그것도 몰라!"
당연히 모르시죠.. 우리키우느라 남편 걱정하느라 시부모님 모시랴....
엄마는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그쵸?
머리를 굴리다가.. 이번 주 토요일에 꼭 내려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는 자식이 오는 게 그리도 좋은가 봅니다.
꼭 오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고막에 닿을즘..
전 죄송스러운 마음에 얼근 END 버튼을 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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