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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주말 출근을 하지 않았다

오늘까지 회사에 나간다면 3주 연속 일요일 휴일 출근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휴일근무를 신청하고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근래에 일이 참 많았다. 퇴근한 사원의 일을 모두 맡았다. 내가 하던 일도 힘든데 남이 하다가 그만 둔 일 또한 참 막막했다. 퇴사한 직원에 대한 욕이 절로 나왔다. 가끔 전화로 물어보고 싶었다. '이 일 어떻게 하는 건가요?" 그러기에는 또 미안한 구석이 있어 지금까지 연락한 적은 없다.

 

근래에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금요일에는 오전 반차를 내고도 그냥 출근을 하였다. 목요일, 고향에 제사 때문에 내려가야 했다. 금요일 하루를 쉬면서 부모님 휴대폰이나 사드리려 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하루는 위험했다. 반차를 신청했다. 더 머리를 굴려 봤는데 반차도 위험해 그냥 회사 출근을 하였다. 아침 6시 첫차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였다. 누군가는 그랬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렇게 사냐고.'

 

토요일, 일요일 주말근무를 신청했다. 정말 일이 많다. 정리되는 것은 없고 쌓이는 것만 있다. 토요일에는 실수한 일까지 드러났다. 다음 주 출근 후 처리를 해야한다. 열받고 안타깝다.

 

오늘,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잤다. 나갈까, 말까 고민이 밀려왔다. 지금 나간다면 누군가는 늦게 왔다고 웃을 것 같고 안 나간다면 나간다 해놓고 안 나왔다 웃을 것 같았다. 계속 잠을 잤다. 눈을 떴을 때 생각했다. 오늘은 방바닥 청소부터 하자고. 나를 위한 시간 한 번 갖자고.

 

창문을 열었다. 봄 기운이 완연했다. 방 청소를 하고, 책상 정리를 하고, 책도 보았다. 아직은 찬 기운이 방안으로 계속 밀려들어왔다. 오랜만에 맞이한 쉼 있는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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