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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란 말 참 좋지요/그렇게 활자를 읽은 것

[매블17] 그저 대단한 책,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

 그저 대단한 책이라 생각한다. 유튜브 '첼린지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영준 박사는 이 책을 읽고서 새벽이 지나 아침이 온 줄 알았다고 하였다. 분량은 500쪽이지만 실로 인문학 교양서로서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처음에는 진입 장벽이 높았으나 이후에는 책을 계속 읽고 싶어서 난리였다. 

 

 이 책은 인류 문명을 만든 5개의 생각 도구들에 대한 이야기다. 첫째는 은유다. 새로운 생각을 창조한다. 둘째는 원리인데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있다고 한다. 셋째는 문장으로서 기본적인 정신 구조를 생산하는데 기여한다. 넷째는 수이며 복잡한 자연과 현상을 통제하게 한다. 마지막은 수사다. 가장 강력한 설득의 수단인데, 브루투스의 연설에 이은 안토니우스 연설에 내가 매료가 되었다. 각각의 도구들을 읽히는 법을 친절히 설명하면서 수사를 배우기 위해서는 명언이나 연설집을 보라고 하였다. 안타깝게도 이 문구를 읽고 바로 산 명언설집은 이 책 내용보다도 뒤떨어저 구매를 후회중이긴하다.

 

 깨끗하게 책을 보려 하는 습관을 어기고, 책 곳곳에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구디와 핀네간 같은 현대 심리학자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이 같은 주장을 '대분수령이론'이라 부른다. 글 읽기와 쓰기가 인지발달의 거대한 전환점이 된다는 뜻이다"... 아쉽다. 읽기와 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은 내게 그 시기까지 알려 주지 않았다.

 "우리의 뇌는 컴퓨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가 아니다. 인간 뇌 구조의 핵심적 특성은 경험에 따라 크기와 구조가 바뀌는 가소성이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 이미 책을 읽어도 뇌를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

 "문장은 단순한 생각의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정신 안에 세계와 그의 질서를 구성하게 하는 생각의 도구다. 정신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정신을 만든다!"

 "소설과 같은 픽션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논픽션을 즐겨 읽는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생각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그것이 충분히 재미난 일이기에 말이다.

 

  추신: 이 책을 읽고서 두꺼운 책들만 사려 한다. 두꺼운 책도 의외로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호기심이 생겼고, 보람도 있고, 더이상 책의 권수에 집착하지 않는 독서 습관의 체질 개선도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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