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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란 말 참 좋지요/그렇게 영상을 본 것

똥파리 - 폭력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의 노력

똥파리
감독 양익준 (2008 / 한국)
출연 양익준, 김꽃비, 이환, 정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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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의 반란을 일으켰을 때와 마찬가지로 독립영화부흥에 좌장격을 담당했던 영화다. 그런데.. 여태 미루다 지금 봤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씨발~ 놈아!"가 입에 달라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 웬종일 씨발놈아다. 참.. 구수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폭력성에 일그러진 우리네 가족 모습을 담아낸다. 주인공의 가족은 아버지의 폭력으로 가족이 화해되었고 그 자식은 용역직원으로 살아간다. 자식은 컸고, 이제 그에게 어머니와 동생을 잃게 만든 아버지를 구타한다. 주인공과 만나게 되는 여학생 또한 가정의 파탄을 겪었다. 아버지는 월남 파병 용사지만 가정을 이끌 힘이 없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초창기 용역직원으로 활동하던 주인공 때문에 죽게 된다.
 이렇게 파탄난 가정 속에서 자란 인물들은 만나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여학생은 거칠고 욕만하는 주인공의 모든 것을 보는 듯하다. 그도 외롭고 자신도 외롭지만 그들은 서로를 보듬을 수 있다고 믿는 듯 하다. 주인공에게는 이복 누나와 조카가 있다. 누나 또한 남편의 폭력으로 이혼을 했다. 누나의 존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조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은, 그가 이루려 했지만 이룰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부정하고 싶지만 오히려 행복하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손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을 때, 주인공은 그간 숨겨왔던 자신의 가면을 벗는다. 아버지가 싫었지만, 그에게는 어쩔 수 없는 핏줄이었고 부정할 수 없었고.. 결국 그가 있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그렇듯.. 주인공이 새출발을 다짐하는 그 날, 죽게 된다. 그가 꿈꾸웠던 가족의 재탄생은 약하지만 크게 자랄 것임을 암시한다. 여학생이 집으로 향하던 길.. 그는 다시 주인공의 얼굴을 보게 된다. 세상을 향해 절규하는 그의 친동생에게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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