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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생각을 모음과 자음의 만남으로

남들은 이것을 원아웃이라 한다지 - 첫 불합격 통지를 받고서

오늘 원아웃을 당했습니다.

 

불합격 통보를 받는 것을, 사람들은 아웃을 당했다고 하더군요. 야구에는 3개의 아웃이 있고 그것이 쌓여서 약 27개에서 36개의 아웃을 당하면(연장도 있으니까!) 경기를 마치게 되는데, 취업의 전선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아웃을 각오해야 한다네요.

 

오늘 원아웃을 당했습니다.

 

첫경험은 환상이 될 수만은 없는 것이군요.

최종도 아닌 필기시험의 합격여부를 확인할 때, 심장이 떨려서 도저히 확인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아는 형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는 않고...... '만약 불합격이면 오늘 면접준비는 하지 않아도 되니 어서 확인하자.' 라는 심정으로 주민등록을 입력했습니다.

그냥 떨어뜨렸다고 하면 무안한 회사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뭔가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아주 잠시 들더군요.

 

이제 앞으로 뭐하며 살아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함을 넘어 허전함까지...

 

쏟아져나오는 울음을 참아야 했던 것은, 확인장소가 대학교 도서관이었기 때문입니다.(어서 이곳을 탈출하고 싶었는데... 내일도 어제와 같이 나와야하겠죠..) 간신히 울음을 참고 밖으로 나가 친한 친구들에게 소식을 알렸습니다. 한번의 실패도 없이 살아왔었기에 그들은 모두 놀라더군요.. 그리고 힘내라고.. 여기저기에 알렸습니다. 모두들 응원해주고 최종까지 합격하리라 용기를 넣어줬던 이들... 그래도 힘내라고..

 

원아웃은 당했는데 갈 곳이 없더군요

세를 내고 살고 있는 옥탑방도 그렇고, 20여년을 지낸 고향집도 그렇고(저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실 것이기에..) 그래도 어머니께 전화로 알려드렸는데 절 위해 위로를 해주시네요. 저는 어머니께 참 죄송한데..

 

그래도 이렇게 주저앉을 수는 없잖아요.

정신차리로 새출발을 하려고요!

다만 떨어진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경험했을 원아웃이기에..

그러나 취업은 1승이기에.. 다시 할 수 있기에..

 

정신차리고

더욱 힘내요!

믿습니다. 당신을, 너를.

 

-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사람은 2가지 자아를 생각한다고 한다. 비밀번호를 정하는 자아와 그것을 기억할 것이라도 생각하는 자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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