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에 대하여
이솝은 고대 그리스의 노예였다. 어디서 나오고, 어쩌다 노예가 되었으며,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선 설이 구구하다.
이솝은 수백편의 우화를 남겼지만 그가 글을 쓸 줄 알았는지는 불분명하다. 심한 말더듬이였다는 기록도 있다.
1세기께 쓰인 작자 미상의 ‘이솝로망스’에 따르면, 이솝은 난쟁이처럼 작은 키에 꼽추처럼 굽은 등, 사팔뜨기에 납작코를 한 외모로
어딜 가나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가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그의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목소리만으로도
웃음을 터뜨렸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솝은 남긴 이야기는, 훗날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매우 탁월한 레토릭의 교본으로 예시된다.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도
이솝우화에서 큰 영감을 받아 그의 이야기를 자주 인용한 걸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의 저작을 읽어본 이는 극히 드물지만, ‘토끼와 거북이’, ‘양치기 소년’,’개미와 베짱이’와 같은 이솝우화
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솝은 위대한 학자나 예술가는 아니었지만,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의 우둔함에 대해 가장 평범하고 통속적인 언어로 가장 오랫동안
가장 폭넓게 대중과 소통해온 이야기꾼이다.
이진순의 열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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