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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란 말 참 좋지요/그렇게 영상을 본 것

[영화_카트] 25살의 나를 스크린을 통해 마주하다_카트를 보고

 


카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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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디오, 황정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4-11-13
글쓴이 평점  

 

 

외국 노래를 좋아한다. 가사의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사를 헤아리는 순간, 그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딴 생각을 할 수 없다.

티켓 구매를 위해 '결재 완료'를 누르며 한 가지는 확신했다.

이 영화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흘려 들을 수 있는 '더킬러스'의 노래와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연애의 감각도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의 첫 언저리부터 '정규직 전환'이란 마트 점장의 말에

어니언맛 팝콘을 더 잘근 씹어 넘겼다.

 

곧, 정규직이 될 것이라 기대했던 비정규직 사원 염정아의 앞에

곧, 외주화에 의한 정리해고가 기다린다. 

그녀와 똑같은 벽에 마주한 계약직 점원과 청소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지리한 싸움을 시작한다.

 

사측의 공작과 폭력, 대중의 무관심 속에 그들도 지쳐간다.

농성 천막이 용역깡패들에게 쓰레기 폐기물로 변한 후

그들 중 일부는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일터로 복귀한다.

 

그 순간,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뜻이 모아지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의 소재로 쓰인 사건인 500일이 넘어서야 끝났다.

마지막 영화 문구는, 그것이 절반의 성공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랬고, 엔딩 크릿 노래를 들으며 25살 여름을 생각했다.

대형마트의 레포츠 용품 협력업체 직원으로서 살았던 그때 날들을 말이다.

 

영화 속 이야기를 현실에서 겪었던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던 그 날,

유니폼으로서 입어야 했던 검은 색 면바지를 마트 입구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확신했다.

10년 후 망한다. 분명 문을 닫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 3년 후, 인수합병 과정을 거처 그 대형마트는 다른 기업이 인수합병을 하였다.

(그 때의 감각을 연애에 썼어야 했다.)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며 2가지를 생각했다.

첫째, 25살의 나를 스크린을 통해 꺼내 보았다는 것이었다.

둘째, 한 달 1만원의 기부를 하며 '나는 이 사회의 연대에 귀를 열고 있다'고 생각한 내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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