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를 할 때마다 통증이 심해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아이들 스스로 생리통을 드러내는 것을 쑥스러워 해요. 더군다나 남녀공학이라서 그런지 남학생들의 시선을 의식해 혼자 끙끙 앓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
천안 성정중학교 교사 박덕준씨는 “하루에도 한 반에 여학생 한 두 명은 극심한 생리통에 시달린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여건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평균 20%의 여성이 생리 중이라는 공식을 적용해보면 여학생이 천 여 명인 이 학교에서는 언제나 200여명의 학생들이 생리 중인 셈이다. 그러나 생리통을 앓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실에 비치된 침상은 단 두 개 뿐. 통증을 달래기 위한 찜질팩도 없고, 화장실에는 온수도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아이들은 생리통을 앓더라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교사는 “학교 내에서 쉴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책상에 엎드려 있게 하거나 병·조퇴를 시키곤 한다”고 실태를 전했다.
생리통으로 인한 병조퇴나 병결석을 ‘생리 결석’으로 공결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가 지난 4월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1265명을 대상으로 생리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63.2%가 진통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과반수가 넘는 여학생들이 복통과 요통, 두통,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생리 때 어떤 배려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36.7%가 “병결이 아닌 공결로 집에서 하루 쉴 수 있게 해달라”고 답했고 26.6%가 귀가 조치를, 21.7%가 “양호실에서 휴식”을 요구하는 등 90%가 넘는 여학생들이 안정적인 휴식을 필요로 했다. 어린 학생들이 나 몰래 겪고 있는 생리의 고통에 대해 제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여학생의 생리 문제는 인권 문제”로 규정하고 국가 인권위에 생리 결석 문제에 대한 진정을 신청했다. 직장인들은 생리 휴가 제도가 있는데 정작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생리 문제를 개인적으로 참으라고 하는 것은 ‘연령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생리통은 질병의 일종에 불과하다”며 “생리 결석을 공결로 할 경우 다른 질병으로 인한 결석과 형평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생리 중이 아닌데도 생리를 핑계로 시험을 보지 않거나, 다른 일에 생리 결석을 이용할 수 있는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생리 결석을 둘러싼 쟁점은 ‘생리를 공결로 처리할 경우 개근상을 줄 것인가’와 ‘생리를 이유로 시험을 보지 않을 경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다. 병결일 경우 개근상을 받을 수 없지만 공결은 개근상을 탈 수 있다. 또 병결로 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때는 그 전 학기 성적의 80%를 적용해 평가가 내려지지만 공결의 경우에는 그 전 시험 점수의 100%를 성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현영림 교사(남서울중학교)는 “중학교에서는 생리결석으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에 의해 오용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말 몸이 아픈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우려하는 만큼 생리 결석이 오용될 가능성은 적다”며 “설사 일부의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여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정 전연병으로 인한 결석의 경우에도 출석으로 처리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교육부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진영옥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시행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부작용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할 수 있는데도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생리의 질병 여부가 아니라 생리를 사회문제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주장이다. 생리를 하는 여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현실적인 제도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보건실에는 전기 판넬, 찜질팩 등 생리통을 완화할 수 있는 장비와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침대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것. 전교조는 또 화장실에 온수가 나오도록 하고,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생리대를 정부가 부담하는 등의 지원 방안도 주장했다.
지난 국감에서는 민주노동당 최영순 의원이 생리결석 수용 여부에 대한 교육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교육당국이 교원단체와 학생들의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거 입후보자들이 내건 선거 공약 중 여성학우의 인권향상의 공약들이 이채로웠다. 하지만 솔직히 그 공약들이 이시대의 여학우들은 모두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억압받는다는 식의 내용처럼 들렸던 것인 나의 편견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그 중에서 가장 이채로웠던 것은 여학생 휴게실과 생리결석의 인정여부였다. 여학생 휴게실 공약에 나는 내 친구(남자)들과 열띤 토론(거의 욕설)을 하였고 그것은 생리결석인정에서 절정에 달하였다. 생리대 자판기의 판매는 어느 정도 인정해도 생리결석인정이라니. 인정해야 된다, 안된다의 문제를 넘어서 과연 여성학우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어떻게 주장할까? ‘지난주는 생리를 했습니다’ 라고, 아니면 이와 비슷하게 말하여서 공결을 주장하는 여성들이 몇몇이며 선생님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별로 생각 안했지만 이 기사의 내용처럼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단지 생리결석의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생리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를 되짚어 보았다.
내가 처음 생리에 대해 들었던 적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남자선생님이 “남자들은 크면 목소리가 굵어지고 여자들은 생리를 하지요.” 라고 말하는 순간 여자애들은 교실을 뒤집으며 아우성쳤고 남자들은 모두 멀뚱하였다. 정말 그것을 알아들은 남자들은 없었다. 내가 생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친구 아무개한테 가면 알려준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물었을 때다. 그 친구는 중학교의 누나가 있었다. 궁금해 하며 묻는 내 모습에 친구는 말했다. “여자 거기에서 피나오는 거다.” 이것이 내가 중학교 1학년 가정시간을 배우기전까지 생리란 것이었다. 피는 왜 나오는가. 그리고 TV에서 광고하는 어른들의 귀저기는 무엇이냔 말인가. 초등학교에서 성에 대한 교육은 여자아이들에게만 해당되었고 남자들은 그 시간에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또한 지금까지 커오면서 생리는 그날 여자들을 건드리면 안되는 날쯤으로 생각되곤 하였다.
지금은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생리에 대한 남성의 인식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여성에게 그날은 답답한 날이고 남자들은 마냥 조심해야 되는 날이라는 인식이 대다수일 것이다. 몇몇 대학에서 월경페스티벌을 한다고 들었다. 이러한 것에 우리대학에 없는 것이 자못 아쉽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많이 확산되었다고는 하나 미비한 것에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다시 생리결석에 대해 돌아보자. 확실히 나에게 생리결석이 왜 필요한지 설득되지 않는다. 그것이 충족되어야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현제 생리휴가는 인정이 되지만 생리휴가도 지금 위태롭다. 생리휴가와 생기결석인정. 여성이라는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생리통을 ‘병’으로 인정하거나, 여학생 개인의 ‘태도’가 부족하다는 인식은 분명 잘못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논의가 이루어지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선결과제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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