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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얼쑤국문/내 자식들

성매매

- 성매매에 관한 오래된 글.. 이건 뭐..시대막론한 주제인 듯

말 많던 한달 간의 성매매방지법 특별단속이 끝이 났네.

.향락산업이 거센 서리를 맞아 초토화됐다는데 전국 13만5000개소라던 성 산업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 살인마 유모씨에게 팔려가 목숨까지 잃게 했던 전화방 등 4200개소가 넘던 자유업소는 어떻게 됐나?

 

.그나저나 엄청나네. 윤락행위 등 방지법으로 단속할 땐 그저 성매매 여성만 죽어나더니 이제 모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아 금융업까지 멍들고 있다고 뉴스 하잖아. 외국인 관광객들도 뚝 끊어졌대. 서울 거리에서 사상 초유로 성매매 여성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집단시위를 할 법해. 단속 한달에 금융업까지 휘청거릴 정도이니 정작 성을 사야 할 당사자들은 오죽이나 괴로울꼬. 그러니 '외국으로 성매수 원정을 간다'는 신문 기사가 아마도 사실일 게야.

 

.나는 성 산업 종사 여성이 최소 33만명, 경제규모는 연간 24조원을 헤아린다는 '섹스공화국'대한민국의 국민. 한달 동안 매스컴이 일러준 주요 내용을 잘 정리해두자.

 

.제1조. 남성과 여성의 성욕은 타고날 때부터 다르다(사회적.문화적으로 길들여온 부분은 추호도 없다).

 

.제2조. 매춘은 유사 이래 가장 오래된 여성의 직업이다. 이를 없애면 사회가 더 혼란스러움은 우리의 오랜 역사가 증명한다(매춘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활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유일한 독자적 생존의 길이었음은 무시하라).

 

.제3조. 어떤 법으로도 성을 사고 파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본능과 도덕의 범주인 성을 법으로 규율해서는 안 된다(성인의 성을 규율하는 다른 기존법들은 알 바 없다).

 

.행동지침:행여 꿈에서라도 특별단속 한달도 못 참고 온 세상이 뒤집히는 듯 난리를 피우느냐고 말하지 말지어다. 지금까지 눈감고 아웅 하는 법집행이 갖가지 형태의 성 산업을 확장시켜 섹스공화국의 토대를 넓혀간 바람몰이의 주범이 아니냐고 반문하지 말라. 술 핑계 삼아 여자만 보면 지분덕거리는 만연한 성폭력 문화의 근원이 돈으로 여자를 사는 것을 당연시한 오랜 관습법의 부작용이 아니냐고 따지지 말지어다.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도 자발적 의사로 근무하는 직업인일 뿐이니, 선불금과 높은 이자에 묶여 이리저리 팔려가며 감시와 학대를 받아 '스톡홀름 신드롬'(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람들과 연민의 정이나 일체감을 느끼는 현상)을 앓고 있는 정신적 피해자라는 인식은 말끔히 지워라.

 

.그런데 일전에 내가 들은 '실화'는 어떻게 된 거지? 한 골프장 사업가가 관련인사들을 접대하는 날, 단골 마담에게 거나한 술대접을 일임하며 손님들이 원한다면 '본능'까지 해결해주라고 했다지. 그런데 이튿날 날아온 청구서가 놀랍게도 평소 금액의 절반을 밑돌았다나. 알고 본즉 단속을 내세워 마담이 손님들의 은근한 '본능 요구'를 거절해 '2차비용 0원'에다 업소 차원에서 단속 여파로 맞은 불황을 타개하느라 술.안주값마저 내린 덕분이었대. 그 사업가는 "성매매 관련법은 물론 단속도 절대 찬성"이래. 근데 왜 이런 얘기는 기사로 안 날까?

 

.이번 특별단속으로 검거된 성매수 남성 중 기혼남성이 대부분인 30~40대가 63%래. 1500명의 남성이 돈으로 여성을 산 게 드러나 벌집 신세가 된 한 농촌마을 기사가 단연 압권이야. 18~30세에 이르는 미혼남성들의 성욕해결을 주장한 국회의원도 계셨는데 이 무슨 변고일꼬. '기러기 아빠'수가 총각 수보다 더 많은 건가? 아무튼 법 집행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금형 총경이 계속 단속한다니 매스컴에서 가르친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 두고 보면 알거야.

.홍은희 논설위원

 

중앙일보 2004.10.27

성매매특별법으로 우리 사회가 적잖은 진통을 겪었었다. 성매매를 근절시킨다는 이유로 특별법까지 선포했던 정부의 정책에 찬성과 반대로 심한 분쟁을 했었다. 여성인권단체와 각종 사회단체에서는 찬성의 의견을 냈다. 그들은 성매매를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기 때문에 엄중을 가해야 한다는 소리를 냈다. 성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법의 통과에 환영했다. 한편 반대의 목소리 또한 분분하였다. 성매매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인 성매매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기 어렵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단속이 강화되면 일시적으로 움츠러들겠지만 음성적 불법 성매매가 더욱 활개를 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히려 자발적인 성매매를 인정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네덜란드. 독일처럼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간에 성매매특별법은 시행되었고 끊임없는 단속이 이루어졌다. 지금 어떠한가. 더욱더 음지로 파고들어간 성매매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700여명의 수용기관에서 33만의 성매매 여성들이 교육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들에게 생계의 수단이 끊겼고 거리로 나와서 대모를 하고 있다.

이러한 성매매특별법의 시행과 그 결과의 일부분을 보면서 성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성에 대해서는 금기시하고 드러내기를 꺼려하였다. 지금도 성에 대해서 많이 폐쇄적이라고 생각된다. 한번도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을까. 항상 음습하고 나쁜 것 이라는 인식 속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오갈대도 없었고 호소할 곳도 없었다. 이제 이러한 생각의 장이 필요할 것이다. 성이라는 것이 여성에게만 생각되어야 할 문제가 아닌 것임은 자명하다. 우리사회가 성매매의 특별법을 논하기에 앞서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과 대안부터 면밀히 살펴봐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확대되는 우리사회의 성 인식을 올바르게 확립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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