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럭키를 보다
지난 일요일이었다. 조그마한 롯데시네마 앞을 지나는 데 유해진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요즘 유행한다는 코미디 영화 럭키가 상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볼까, 말까 고민을 잠시 하였다. 이 일요일에 영화를 보기에는 왠지 에너지 소비가 심할 것 같았다. 그렇다. 보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보지 않고 차주의 불금으로 이 일을 미룬다면 왠지 상영을 막 내릴 것 같았다. 고민 끝에 교원 선생님을 불러 같이 보기로 하였고 영화표 2매를 끊었다..
영화의 내용이야 익히 아는 것이고, 전체적으로 본 소감은 이 영화가 400만을 넘을 파워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솔직히 그 정도의 힘은 느끼지 못했다. 극적인 반전이나 내용의 치밀함도 좀 떨어져 보였다. 다만 웃을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간만에, 그것도 매번 할 일 없었던 주말에 영화를 보았다는 아쉬움은 주지 않았다. 함께 영화를 본 교원 선생님도 나와 같은 의견이었다. 한국에서의 압도적인 흥행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놀라웠던 것은 몇몇 영화를 함께 본 베트남인들이 우리들보다 더 웃었다는 것이었다. 아직 이곳에 영화를 즐기는 문화는 시작단계이지만, 우리나라 영화를 자막으로만 이해하며 웃었다는 점에서 '참 마음의 여유가 있구나' 싶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영화를 보았었다. 동료들에게 억지로 끌려가서 보았던 영화가 트랜스포머3였다. 러시아어여서 도통 알수가 없었다. 한국엉화이기에 응당 영화에서 들려오는 한국어가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입장을 바꿔 놓아 생각하면 이곳에서는 외화를 본 것이나 마찮가지였다. 일단은 한국의 영화를 보았다는 점, 그리고 나름 주말을 잘 채웠다는 점에서 나름 '럭키'한 시간이었다. 특히 주인공은 바뀐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그 운명마저 자신의 길로 만든 점은, 아니 그렇게 굳이 해석을 해 본다면 내 나태한 이곳 생활에 교훈도 주었다.
사족으로, 표를 샀을 때 매표원은 열쇠 모양의 복권을 주고 긁어 보라는 시늉을 하였다. 긁어 보니 베트남어였고 매표원은 꽝이란 소리를 하였다. 모르지 뭐, 정말 럭키해서 자동차에 당첨이 되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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