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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70억 분의 1 - 그것이 나란 사람

2023년을 보내며

 2023년 잘 보냈다.(나 스스로에게 토닥임 3번을 하고서 글을 시작한다)

 

 총 4번의 집을 옮겼다. 그리고 지금은 내 집에 있다. 살면서 처음 갖는 내가 소유한 내 집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었나 사진으로 톱아 보았다.

 뭔지 모르겠으나 시무식으로 또 한해가 시작되었고, 나도 뭐 별 다른 재주가 없으니 회사에서 밥 벌기 위한 일을 시작하였다.

 

 2월달에는 전세 만료를 위한 월세 계약을 하였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뉴스에서만 봐오던 전세 사기(?)를 내가 겪게 될 줄이야, 선견지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험삼아 들었던 전세보증보험으로 버틴 지옥 같은 날들이 시작되었다.3월에는 기적처럼 친구들과 그간 모은 돈을 써버리면서 해외 여행을 갔었다. 역시나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여행일 것 같다. 전세 사기에 대응을 하면서 여행 후속 여파에 견디면서 해외 출장을 갔다. 그곳, 베트남으로 말이다.  4월에는 베트남 파견이 확정되어 이제 다시 나갈 준비를 하였다. 고작 5개월이라니, 그것을 위해 베트남을 총 2번 왔다 갔다 하였고 나는 결국에 베트남으로 파견을 나갔다. 기적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 받고서 말이다.

 

  4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아내와 함께 베트남 파견 생활을 같이 하였다. 그 사이 대통령 행사도 하고 아주 잼나고 신박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좋은 건, 뭐니뭐니 해도 아내의 웃는 사진을 많이 남긴 것 같다. 풀빌라도 가보고, 맛난 것도 먹고, 카페도 돌아다니고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베트남 단기 파견이었다. 9월 중순 돌아왔는데, 다시 예전 부서로 돌아갔다. 일은 고만고만 하였지만 역시나 집을 옮기는게 가장 큰 일이었다. 월세 장소는 최악이었다. 새 집 이사하기 전까지 약 2달간 인고의 세월을 아내와 함께 견뎌야 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니, 주택담보대출은 귀찮기는 하였지만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 몇 년간 잔금 처리를 위해서 걱정하였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11월 말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완료하였다. 난 파산하였다. 각오는 하였지만 정말 돈이 많이 들었다. 아내가 원하는 것은 그냥 다 사버렸다. 나도 내 통장의 돈들이 사라는 즐기움에 살았다. 그것이었다. 처음이자 역시나 마지막으로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그렇게 내 집 마련의 이상과 현실속에서 지금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불혹을 앞둔 30대의 마지막 해에 정말로 여러 가지 일들이 굵직하게 있었다. 역시나 가장 큰 것은 내 집 마련이겠지. 인생의 너무 큰 전환을 맞았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40대이다. 지금 좀 설레지만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 글쓰는 스킬부터도 다시금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앞선 이야기들은 그냥 기록과 주저리 ... 그 애매한 지점인 이야기들이었고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10년전 내가 이 블로그에 쓴 글을 보았다. 취업을 못하여 불안한 미래에 우울해 한 기분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 잘했다고 격려의 말로서 짧은 글을 맺었다. 그 후 10년이 흘렀다. 그 과거의 나는 직정을 (겨우) 구했고, 결혼도 하였으며, 그 직장에서 모은 돈으로 내 집까지 마련을 하였다. 50대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 차분히 그려보련다.

 

 아, 지금 만나러 간다.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 40대는 지금부터 선물 준비를 매몰차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