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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얼쑤국문/지성인과 낭만은 어디에 있을까

인문학의 위기인가 인문학 교수의 위기인가

인문학의 위기가 무성하다. 취업이 안되서? 그런 것도 같고..
여기.. '한국의 글쟁이들'에서 의미심장한 말이 있어서 그래도 옮긴다

 지식인 집단이 '책을 안 읽는 게으른 대중의 탓'에 책 쓰기가 어렵다고 둘러대기 때문에 우리가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지식인들은 늘 그런 식으로 역공하면서 자기 허물을 숨긴다. 대중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면 그건 결코 일반 독자 시민들만의 탓은 아니다. 독자들이 떠올리는 이름이 적다는 것은 분명 제대로 활동하는 저술가 교수들이 적다는 말이다. 그런데 '인문학의 위기'라고 목청을 가장 높이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인문학의 위기는 다른 이들에겐 사이버 세상 속 위기처럼 들린다. 인문학 전체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 교수들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지금 위기가 아니라 기회를 맞고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의 가치와 중요성이 지금처럼 높이 평가받고 요구되는 때는 없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문학이 살아나려면 제대로 된 인문서들이 나오는 것이 최우선이다. 학자는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는 대중을 대신해 중요한 문제들을 치열하게 연구하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깨달은 것이 대중에게, 후학들에게 전해질 때 존재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정작 우리 인문학 교수들은 어떤가? 앞서 말했듯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내는 이는 꼽기도 힘들다. 교수들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가 2006년 전국 인문대 학장 일동 이름으로 냈던 '인문학 위기' 공동성명이었다. 인문학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  위의 책 발췌, 구본준 지음, 한겨레 출판,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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