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액션 영화 - 언니
한 줄로 요약하자면 장애가 있는 여동생을 찾아 나서는 언니의 이야기다. 그 언니는, 경호원 출신으로 가히 원빈급이었다. 동생이 언니의 용돈을 모아 사준 빨강 원피스를 입고서 사회 쓰레기들을 세밑 한파 기운으로 쓸어버린다. 다만, 이 영화는 단순히 액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교육, 사회, 정치의 어두운 면을 슬쩍슬쩍 잘 비추고 있다. 아저씨가 인신매매를 비롯한 사회 문제를 유려하게 드러냈듯이 말이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액션 및 스토리를 모두 균형있게 잡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관람불가의 한계에도 꼭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건 좀 봐줘야지. 여자 둘이 이 사회를 헤쳐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나 보다. 과거 언니가 동생의 성폭행 위혐에서 구해주고 돌아온 뒤, 이사를 결심한다. 동생은 말한다. 잘못한 게 없는 거 맞냐고, 언니 또한 동생이 잘못 한 건 전혀 없다고 타이른다. 동생은 묻는다. 그런데 왜 우는 것이냐고. 맞다. 우리 사회는 꼭 잘못 없는 피해자가 울고 있다. 2019년에는 더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들었다.
동생을 찾는 험난한 여정에서 언니는 동생에게 가해진 참혹한 과거들과 마주하고, 이를 단죄한다. 인신매매의 현장에서 동생이 구해달라 간절히 전화를 했던 곳은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하였던 동네슈퍼 주인이었다. 슈퍼 주인은 과거의 일이니 이제 앞을 보자고, 미안해 한다. 그러자 언니는 "그럼 나도 미안해요"라며 손가락을 아작 낸다. 아, 통쾌. 사과는 이렇게 받아주는 것이지.
영화를 함께 본 친구는 마지막에 언니와 동생이 모두 죽는 것 같아 슬프다 하였다. 난 아니라 했다. 언니는 분명 국가에 의한 모종의 기관으로 갈 것이라 했다. 그곳에서 원빈과 만나겠지. 이제 아저씨(원빈)와 아줌마(이시영)이 만나서 이 사회 악성좀비를 쓸어버리는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 위로했다. 원빈과 이시영의 "아저씨와 아줌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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