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문답_ 패션 감각이 없는 당신에게
by 김홍기(패션 큐레이터)
옷 입어보는 것도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챙피도 당해보고 칭찬도 당해봐야 한다.
막힘없이 다 잘하고 싶다, 그건 욕심이다.
옷도 마찮가지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할 때 저 사람이 나를 끌리게 한다, 옷을 잘 입는다' 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모델로 삼아라.
그리고 그들을 따라하자.
그러한 마음을 갖고 옷을 사러 가자.
너만의 스타일을 입어라.. 이건 굉장히 어려운 말이다.
패션계의 명제가 있다.
패션은 구매하는 거지만 스타일은 소유하는 것이다.
패션은 다양한 옷들, 옷가게에서 살 수 있다.
스타일링을 하는 것은 옷을 사는 것이 아니다
스타일은 옷 + 내가 사람을 어디서 만나, 어떤 말을 하고 , 예의를 표현하는 것 등이 섞여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놓고 만들어 가야하는 것, 이것이 화두이다.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까요? 평생해야 한다.
이건 옷장에서 볼 수 있다. 옷장은 곧 생각의 모종이다.
옷장을 보면 사람의 심리, 마음의 상태를 엿볼 수 있다.
멋쟁이가 되려고 하면 개별 옷이 아닌, 옷장에 어떤 핵심적인 옷을 채울 것인가
그것을 오랜동안 입을 것일까..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한 시절, 계절의 유행의 옷을 따라 입는 것은,
그 사람이 그 옷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고민, 선별, 심혈을 기울여서 그 옷장을 하나하나씩 채워라
세월의 힘에 흔들리지 않은 것,
그것에 패션을 클래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멋쟁이를 만든다.
스타일의 문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오랜 동안 자기 자신이 세상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는지를
매일매일 기록해 가면서
만들어 가는 하나의 일지 같은 것이다.
그 일지는 어떤 상표, 어떤 옷을 입었느냐는 기록이 아니다.
내가 이 옷을 입고, 누구를 만날 것인지
무슨 일을 할 건지
그리고 어떤 일을 앞두고 무슨 옷을 입었을 때
그때의 어떤 기대감 같은 것들을 정리해 봐라
옷은 어떤 브랜드를 입고 이런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체험하고
어떻게 누리고, 어떻게 느낄 것인가에 대한
답이 먼저 나와야 옷을 잘 입는 게 아닐까
코코샤넬이 말했다.
여자가 남자를 만날 때, 혹은 실상 남자들에게 했던 조언이다.
여자를 만나러 갔을 때, 옷만 기억이 되는 사람이라면 만나지 말라는 것이다.
옷은 인물을 받쳐주는 최고의 배경이지만 주인보다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그 모든 사물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행동, 말이, 누군가에게 건네는 저 도움의 손길이
이런 것들이 깊이 있고
자신의 어떤 내면이 묻어 나온다면
그 사람이 진짜 럭셔리가 아닐까.
하나 같이 주옥같은 말들이다.
가슴에 속속속속 와닿는다.
그렇다면, 결국은 옷이 날개인 것은 맞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스타일은 결국 자기 자신이 오랫동안 만드는 뜻일게다.
신중히 옷을 골라야겠다.
그리고 이제 나만의 스타일을 조각하겠다.
진짜 간지나게
'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 > 메모타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뚱보이야기 '길버트 그레이트' (0) | 2016.06.05 |
---|---|
마르크스 '헤겔 법철학 비판' (0) | 2016.06.05 |
제임스 딘의 말 (0) | 2016.05.16 |
의미는 스스로 찾는다 (0) | 2016.05.14 |
결핍 (0) | 2016.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