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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키가 작아질수록/메모타쿠

넘어설 수 없는 관계와 삼국지 도원결의

아는 형이 둘 있다.

 

한 명은 정신적인 멘토였다. 나를 보며 항상 자신의 삶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힘내라고 하였다. 없는 삶을 살았으나 당당히 살았으니 너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지금까지는 힘들게 살았으니 앞으로 잘 되는 일만 남았다고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취업준비를 하던 2년 내내 자신의 방을 무료로 내주었다.(여친 집에서 동거를 하였지만)

 

한 명은 정신적, 물질적 멘토였다. 나와 함께 2년을 함께 공부하였다. 정말 1년 중 320여일은 맨날 도서관에서 얼굴을 보았다. 함께 점심을 먹었다. 가난한 날 위해 몇 백원의 커피를 항상 사주었다. 면접에 떨어질 때면 같이 욕을 해주었고, 불안할 미래에 넌 할 수 있다며 격려해 주었다.(그는 강원도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었다.)

 

두 형 중 남들은 모두 나와 전자의 형과 더 친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공무원 형이 나에게 잘해주고, 신경을 써 주고, 더 자상하지만 결국은 전자 형의 관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말한다.

 

넘어설 수 없는 관계가 있다고 한다.

삼국지의 조운은 자신의 주군 아들을 위해 목숨바쳐 죈 종일 싸웠다. 그리고 그 아들을 무사히 구해냈다.

그러나 세상은 유비와 조운이 친밀한 관계라 말하지 않는다. 도원결의 하나로 유비와 동생들의 관계를 결정짓는다.

조운이 아무리 유비와 친하게 지내려고 한들 도원결의 앞에서는 말짱 헛거라 생각이 든다.

 

나와 두 형의 관계도 그렇다.

넘어설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삼국지의 도원결의처럼. 안타깝다 조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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