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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란 말 참 좋지요/그렇게 영상을 본 것

[소공녀] 홈리스가 묻는 “당신은 행복한가요”

홈리스가 묻는 “당신은 행복한가요”


위스키 한 잔, 담배 그리고 남자친구. 자신의 인생에 행복은 이 세가지만 있다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이름은 미소이며 직업은 3년차 프로 가사도우미이다. 하루 벌어 하루사는 그녀에게 2015년 새해가 되자마자 담배값부터 모든 것이 오르기 시작하고, 적자의 삶에 벗어나는 선택으로서 월세집을 포기한다. 캐리어에 모든 짐을 챙긴 뒤, 그녀는 대학 때 음악을 같이 하였던 동아리원들을 찾아 잠자리를 부탁하러 떠돌기 시작한다.


첫번째 친구는 회사원이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만난 옛 동아리원은 직원 휴게소에 앉자 마자 수액을 맞기 시작한다. 집을 나왔다는 미소의 말에 표정이 굳어지는 그녀는 상사의 보고서 재촉에 점심시간임에도 자리를 급히 떠야했다. 자신은 잠자리가 예민하여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는 말에 미소는 자리를 일어선다.


두번째는 음악 동아리에서 키보드를 담당했던 친구였다. 결혼을 하여 낡은 연립 주택에서. 시부모님과 직업이 없는 남편과 함께 며느리로서 살고 있다. 갑작스런 미소의 등장에 친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방을 내주지만 응당 시부모님들과 남편은 그녀를 불쾌해한다. 남편과 싸우고 미소에게 내준 방으로 들어온 친구는 함께 잠들면서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키보드를 치던 친구는 더이상 연주와 작곡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가정의 며느리로서 살아갈 뿐이 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머니께 잘 하지 못한 것에 눈물을 흘린다. 다음 날 아침, 미소는 반찬거리를 만들고 조용히 그 집을 나선다.


세번째 찾아간 이는 드럼을 담당하였던 남자후배 집. 아내가 없었다. 결혼 8개월만에 이혼 위기였다. 집은 쓰레기로 가득 찾고, 후배는 쉽사리

자기의 방문을 열지 않았다. 아침이면 언제 그랬댜는 듯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출근을 하였다. 그리고 저녁이면 아내를 그리워하며 술과 담배로 겨우 잠에 들었다. 남자와 함께 있는 게 마음에 걸린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결국 그 집을 나오기로 한다. 집을 나오는 마지막날 겨우 후배와 담배를 피며 이야기를 갖는다. 월급 190만원에 결혼을 위해 장만한 이 집을 위해 20년간 매월 100만원을 써야 하는 삶이라고. 이게 누구의 온기도 두렵다는 후배말에 미소는 위로의 말을 건낸다.


네번째 동아리원은 보컬이었던 남자 선배. 부모님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아들이 걱정되는 듯 극신히 미소를 맞는다. 선배 또한 가벼운 농담처럼 미소와 결혼을 하자고 한다. 집도 생기고 가족도 생기고, 연애는 지금 남자친구와 하고 결혼은 자신과 하자는 말에 화를 내고, 결국 다음날 몰래 집을 나온다.


다섯번째는 기타를 담당하였던 선배 언니집. 아이를 낳고 가정부를 부리며 돈 많은 가정에 살고 있었다. 한 동안 미소를 위해 방을 내어주었지만 결국 자신의 과거를 남편에게 말하는 미소가 불편했다. 또한 없는 처지에 담배와 위스키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미소에게 염치가 없다고 소리친다. 미소는 결국 자신에게도 취향은 있다며 그 집을 떠난다.


그녀의 행복 중 하나인 사랑에도 떠남이 시작된다. 그녀가 집을 떠돌던 어느 날, 처음 시도하는 맛집 데이트가 무산되었던 날에 남자친구는 회사의 사우디아라비아 해외 근무에 뽑혀 최소 2년간은 헤어져있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녀는 배신이라 했고 그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가망도 없는 웹툰 작가 지망은 이제 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마치 여자들은 너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남자들은 사랑하니까 떠나는 것이라는 그 심리가 여기에서 이해되는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르고, 보컬 선배의 아버지 장례식을 계기로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단, 미소는 연락이 안 닿는다고 하였다. 그들은 미소와 만났던 시간들을 각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그들이 그간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새김하는 시간에도 미소의 모습은 영화에서 찾을 수없다. 다만, 초고속 빌딩을 즐비하게 바라보이는 강변 한 쪽에 그것들을 비웃듯이 텐트 하나가 있고, 그 속에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이며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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