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 플립(flipped)을 보고 플라타나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 교사로 지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심장 한켠이 아리다. 특히, 마지막 수업을 기념하여 학생들과 찍은 사진을 볼 때면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음을 의심한다. 10평 남짓한 아담한 교실에서 8명의 우즈벡 학생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마치 어제일 같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선생과 제자로서 맺어진 고귀한 추억이 있음에 감사해한다. 그러다, 곧, 섬뜩함에 눈을 껌뻑이며 사진을 다시 살핀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기억 상실증을 겪는 남주인공의 심정이 이러할까. 정작 그들 중 이름이 기억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흠칫한다. '내 세계에 그들이 과연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되물어 물어보지만 쉬이 답을 구할 수 없다. 대학교 지도 교수님이 이 모습을 보셨..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