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희진의 어떤 메모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토요판] 정희진의 어떤 메모 류시화 엮음, 열림원, 1998(2002)이 책에는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이라는 작자 미상의 시가 있다. 무리를 무릅쓰고 요약하면 1) 길 가다가 깊은 구멍에 빠졌다. 내 잘못은 아니었지만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또 빠졌다. 역시 내 잘못이 아니었다. 또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3) 또 빠졌다. 미리 알아채긴 했지만 이제 습관이 되었다. 이번엔 내 잘못이다. 4) 길 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지만, 나는 그 둘레를 돌아서 지나갔다. 5) 난 이제 다른 길로 가고 있다.(116~117쪽)시의 주인공은 세번째에는 깨달았다. 부러운 일이다. 다섯번, 여섯번, 열번째에도 맨홀 뚜껑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평생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매번 지각하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