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아낙 2025. 6. 16. 20:46

 

 반의반의 반.. 할머니와 엄마와 손녀딸이라 했을 때, 세 여자로 이루워진 이 가족은 총 3번의 재구성 단계를 거친다.  반으로 자꾸 쪼개지는 이 가족이 재미있다. 특히 내 흥미를 끈 것은, 내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 가족의 재구성 이유와 가족 구성원이 스스로 바라보는 그 이유가 다를 것이라는 것에 있다. 전자부터 살펴보자. 일단 첫번째 반으로 나누는 할머니 - 엄마 간 사건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이유에서다. 할아버지의 죽음, 그것은 그냥 누구나 거역할 없는 일이다. 그렇게 이 가족은 한 번 절반으로 쪼개져 재구성을 거친다. 두번째 반으로 나누는 엄마와 나 사이의 가족 재구성은 내적 원인이다. 엄마가 바람을 폈기 때문에 이 가족은 다시 한 번 접힌 뒤 재부팅(?)을 시작한다. 이제 세번째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침입이다. 가족의 재산을 훔쳤을 거라 의심받는 요양보호사가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서 이 가족의 형태를 위협한다. 더이상 피가 아닌 정서적 동질감의 가족으로서 다가온다. 이상이 내가 밖에서 보는 이 가족의 재구성 사유다.

 그러나 (아마도) 이 가족의 구성원은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엄마와 손녀가 생각하는 이 가족의 재구성 사유는 바로 할머니가 잃어버린 오천만원이다. 엄마는 그 돈이 있었으면 감옥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 여기고, 손녀는 남들이 누리는 좀 더 안락한 젊은 시절이 있었으리라 통탄한다. 할머니는 자기의 돈을 이들이 훔쳤으며 요양보호사에게 뒤짚어 씌울라 한다 생각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들보다 요양보호사가 더 가족같다고 여긴다.

 마지막으로 하나, 과연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가족이 가족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런 저런 생각에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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